지난해 삼촌인 박찬구 금호석유화학그룹 회장을 상대로 경영권 분쟁을 일으켰다가 표 대결에서 패한 박철완 전 상무가 올해 또다시 주주제안에 나섰다. ‘조카의 난’으로 불리는 금호석유화학 경영권 분쟁이 다음달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재현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박 전 상무 측은 최근 경영 투명성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한 목적으로 주주제안을 발송했다고 9일 밝혔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이 사상 최대 호실적임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낮은 문제를 해결하고, 경영 투명화·합리화를 통해 세계적인 기업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주주제안을 발송했다”고 말했다.
주주제안에는 2명의 사외이사 후보와 배당 확대 등의 내용이 담긴 것으로 알려졌다. 금호석유화학은 주주제안서 수령 후 제안 내용을 검토해 법령에 따라 처리할 계획이다. 주주제안은 일반 주주가 주총에 의안을 직접 제시하는 것이다. 주총 6주 전까지 요구사항을 회사에 제출하면 주총에서 해당 안건을 표결한다.
박 전 상무는 고(故) 박정구 금호그룹 회장의 아들로, 박 회장의 조카다. 박 전 상무는 금호석유화학의 개인 최대주주로, 지분 8.5%를 보유하고 있다. 어머니와 누나 등 특수관계인 지분까지 합치면 10.2%에 이른다. 박 전 상무는 지난해 자신을 사내이사로 선임하고, 사외이사 후보 4명을 선임해 달라는 주주제안을 냈지만 표 대결에서 패배한 뒤 해임됐다.
박 회장의 지분율은 박 전 상무보다 낮은 6.7%지만 박 회장의 아들인 박준경 부사장이 7.2%, 딸 박주형 상무가 1.0%의 지분을 각각 소유하고 있다. 7.9%의 지분을 보유한 국민연금도 지난해 박 회장 손을 들어줬다.
강경민 기자 kkm1026@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