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의연 "윤미향 의원직 제명 추진에 우려…당장 멈춰달라"

입력 2022-02-09 16:30
수정 2022-02-09 16:33

정의기억연대(정의연) 등 일본군 위안부 피해자 지원단체들이 윤미향 무소속 국회의원을 대상으로 한 국회의 제명 추진을 중단할 것을 9일 촉구했다.

정의연과 나눔의 집·일본군 '위안부' 역사관, 담양평화의소녀상위원회 등 12개 단체는 9일 입장문을 내고 "윤미향 의원 제명 추진에 강한 우려를 표명하며 국회 윤리특별위원회를 비롯한 대한민국 정치인들이 제명 추진을 당장 멈춰 줄 것을 간곡히 요청한다"고 이렇게 밝혔다.

이들은 "사법적 판단이 끝나지 않은 상황에서 무죄추정의 원칙에서 벗어난 국회의원 제명 추진에 강한 유감을 표명한다"며 "2020년 5월 이후 정의연과 윤 의원에 제기된 무리한 검찰 기소는 현재 재판을 통해 진위가 가려지고 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법적 사실관계가 명확히 밝혀지지도 않은 상태에서 진행되는 윤 의원 제명 추진은 일본군 성노예제의 역사적 규명과 그를 위한 운동의 정당성을 훼손함으로써 이 문제의 해결에 큰 위험을 초래할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윤 의원 제명 추진의 여파가 일본군 성노예제의 역사를 부정하고 '위안부' 피해자를 모욕하면서 정치적 이득을 얻으려는 세력의 통제 불가능한 확장으로 이어질 수 있음을 우려한다"고도 했다.

이어 "일본군 성노예제 피해자들과 함께 해 온 우리 단체들은 30년 이상 어렵게 지탱해 온 운동 자체를 훼손하고 동력을 약화시키려는 움직임이 결국은 일본 제국주의와 식민주의 역사, 강점과 강제동원, 성노예제를 모두 지우려는 불순한 의도와 연결되어 있음을 다시 강조한다"며 "윤 의원 제명 추진은 바로 이러한 역사적 흐름 위에 있다"고 했다.

윤 의원은 정의연의 전신인 한국정신대문제대책협의회(정대협) 대표 출신으로 21대 총선에서 더불어민주당의 비례대표 국회의원에 당선됐다. 정대협 대표 재임 시절 후원금 유용 혐의로 현재 재판을 받고 있다.

국회 윤리심사자문위는 앞서 이스타항공 횡령 및 배임 혐의로 법정구속된 이상직 무소속 의원, 이해충돌 의혹을 받는 박덕흠 국민의힘 의원과 함께 윤 의원에 대한 의원직 제명을 윤리특위에 제안했다. 송영길 민주당 의원은 이들의 제명을 추진하겠다고 약속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