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주사 주가 반등에 대한 기대가 커지고 있다. 금리 상승으로 시장의 중심이 성장주에서 가치주로 이동하면서 지주사가 수혜를 입을 것이라는 전망이다. 다음달 9일 예정된 대통령 선거가 지주사 재평가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지주사 주가는 지지부진하다. SK는 지난해부터 내리막길을 걸으면서 52주 최고가(31만1500원) 대비 28.41% 하락했다. 이 밖에 삼성물산(-26.03%), LG(-37.06%), CJ(-28.98%) 등도 52주 최고가와 비교해 큰 폭으로 조정받았다. 탄탄한 실적과 신사업 성장성에도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이 높아지면서 주가가 부진했다.
하지만 올해는 다르다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개별 종목의 가격 매력뿐만 아니라 거시경제(매크로) 환경도 긍정적이기 때문이다. 시장 환경이 가치주에 유리한 국면으로 바뀌고 있다. 전날 미 10년 만기 국채 금리는 연 1.97%까지 급등했다. 미래의 기대를 반영하는 성장주는 금리가 오르면 할인율이 높아져 부정적 영향을 받는다.
반면 지주사는 주가순자산비율(PBR)이 0.5~0.8배 수준에 불과한 가치주로, 금리 상승기에 매수세 유입을 기대할 수 있다.
대선이 주가 재평가를 이끌 것이라는 전망도 나온다. 과거 대선 전후로 지주사 주가가 급등했다. 지난 19대 대선에서는 문재인 대통령이 경제민주화를 통한 재벌 개혁을 내세우자 지주사의 지배구조 개선 기대가 커졌다. 2017년 대선 한 달 전(4월 7일)부터 그해 연말까지 SK(20.17%), LG(29.63%), 한화(15.60%), GS(8.55%) 등은 코스피지수 상승률(-5.19%)을 크게 웃돌았다.
이승웅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은 “지주사의 순자산가치(NAV) 할인율이 계속 높아지는 원인은 물적분할, 모·자회사 동시 상장과 연관이 있다”며 “대선을 계기로 동시 상장 관련 규제가 생기고 소액주주 권리가 강화되면서 지주사 주가가 재평가받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