베네딕토 16세, 가톨릭 성직자 미성년자 성학대 공식 사과

입력 2022-02-08 23:32
수정 2022-02-08 23:33

전임 교황인 베네딕토 16세가 독일 뮌헨 대교구를 비롯한 가톨릭교회 성직자의 미성년자 성학대 사건에 대해 공식 사과했다.

8일(현지시간) 베네딕토 16세는 자신의 개인 비서인 게오르그 겐스바인 대주교를 통해 "가톨릭교회에서 막중한 책임을 맡았기에 내 재임 기간 여러 곳에서 발생한 학대와 오류에 대한 고통이 더 크다"는 입장을 밝혔다.

또 "성학대 피해자에게 다시 한 번 깊은 수치심과 슬픔을 표하고 진심 어린 용서를 구할 수밖에 없다"고 사과했다.

그러면서 "모든 성폭력 사건은 끔찍하고 돌이킬 수 없다. 피해자들에게 깊은 위로의 말씀을 드리며 이 모든 일을 유감스럽게 생각한다"고 거듭 사과의 뜻을 표했다.

이는 뮌헨 대교구의 성학대 사건 보고서가 굥개된 이후 베네딕토 16세가 내놓은 첫 공식 사과다.

베네딕토 16세는 또 "여러 사도적 여정에서 사제들에게 성적 학대를 당한 사람들을 만나면서 가장 심각한 잘못의 결과를 마주해야 했다"면서 "우리가 이를 소홀히 하거나 그에 걸맞은 결단력과 책임감으로 맞서지 못할 때 우리 자신도 심각한 잘못에 빠져든다는 점을 이해하게 됐다"고도 했다.

앞서 뮌헨 대교구 의뢰를 받아 사제의 성학대 범죄를 조사한 독일 WSW 법무법인은 지난달 20일 결과 보고서를 내고 1945~2019년 대교구 내에서 최소 497명의 피해자를 확인했다고 밝혔다.

피해자 가운데 60%는 8~14세 사이의 미성년자였고, 베네딕토 16세도 1977~1981년 사이 뮌헨 대주교로 봉직하면서 최소 4건의 성학대 사례에 미흡하게 대응한 책임이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독일 출신인 베네딕토 16세는 2005년 4월 요한 바오로 2세에 이어 제 265대 교황직에 올랐으나, 8년 만인 2013년 2월 건강 문제로 스스로 자리에서 물러났다.

이후 모국인 독일로 돌아가지 않고 바티칸시국 내 한 수도원에 거처를 마련해 생활하고 있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