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울시가 아파트 단지 등 배달지가 밀집한 인근에 택배를 집결시키는 소규모 거점인 ‘우리동네 공동배송센터’를 만든다. 전국 물류의 절반이 모이는 서울의 배송 효율을 높이려는 취지다.
서울시는 오는 8월 우리동네 공동배송센터를 구축해 공동배송을 포함한 도시물류 기반 조성 지원사업을 시작한다고 8일 발표했다. 택배사가 공동배송센터에 택배를 갖다 놓으면 지역의 청년 배송 인력이 전기카트 등 친환경 수단을 이용해 각 가정에 배달하는 방식이다.
시는 다음달 자치구 공모를 거쳐 올해 센터 5곳을 시범 조성한다. 센터는 주민들이 이용하는 커뮤니티 시설이나 유휴부지 등에 들어선다. 배송을 담당하는 인력은 자치구의 지역 청년 일자리를 활용해 채용한다. 시 관계자는 “택배사업자들은 공동배송센터까지만 배송하면 돼 업무 효율성이 높아지고, 지역에선 청년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라며 “화물차 운행 감소로 주택가 교통·환경이 개선되는 1석3조 효과를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사업의 핵심은 비효율적인 물류체계 개선이다. 현재 서울에 있는 물류단지는 1개, 물류창고는 32개뿐이다. 물류단지 10개, 물류창고 580개를 둔 경기도의 5.3% 수준이다. 서울은 넓은 공터를 확보하기 어려운 데다 공간 비용이 비싸기 때문이다. 이 때문에 서울에서 서울로 택배를 보내도 각 물류사의 지방 터미널까지 보냈다가 다시 각 지역 담당 택배기사들이 차량으로 배달하는 사례가 많다.
갈수록 늘어나는 택배 물량을 감안하면 이 같은 물류체계를 그대로 둬선 안 된다는 게 서울시의 판단이다. 2015년 연간 18억 개 수준이던 전국 택배 물량은 2020년 34억 개로 급증했다. 서울로 유입되는 물량은 2020년 기준 11억8000만 개 수준이다. 특히 코로나19로 비대면 거래가 활성화하면서 2030년 서울의 택배 물량이 40억 개에 이를 것으로 추정된다.
서울시는 4월 전통시장에서 판매하는 회와 육류, 과일 등 신선식품을 앱으로 주문하면 서울 전역에서 당일·새벽배송으로 받아볼 수 있는 ‘우리시장 신선상품 빠른배송’ 서비스도 시작한다. 노량진수산시장, 마장동 축산물시장에 시범 도입한 뒤 소규모 전통시장으로 확대할 계획이다. 서울시 청사에서는 5월부터 로봇이 우편물과 택배를 배송하는 기술도 도입한다.
백호 서울시 도시교통실장은 “소비 변화에 따라 물류도 발전이 요구되는 시대”라며 “비효율적인 배송체계를 개선하고, 최신 기술은 빠르게 적용해 도시물류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했다.
정지은 기자 je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