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1위 치킨 프랜차이즈 브랜드 교촌치킨을 운영하는 교촌에프앤비가 코로나19로 인한 배달 시장 호황에 힘입어 가파른 실적 상승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해에는 국내 치킨업계 최초로 연매출 5000억원을 넘어선 것으로 추정된다.
올해는 단순 실적 개선을 넘어 K푸드 열풍을 발판 삼아 해외시장을 적극 공략하고, 수제맥주 사업도 본격화해 미래 성장동력을 확보하겠다는 구상이다.
치킨업계 첫 매출 5000억 고지 돌파8일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교촌에프앤비의 지난해 매출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5128억원이다. 전년(4476억원) 대비 매출이 14.6% 늘어난 것으로 추정된다. 교촌에프앤비는 2020년 매출 4000억원 문턱을 넘어선 뒤 1년 만에 5000억원 벽까지 돌파했다. 영업이익도 471억원을 거둬 전년(410억원)에 비해 14.9% 증가한 것으로 추정된다.
코로나19 사태 장기화가 교촌에프앤비 실적에 긍정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촌에프앤비뿐 아니라 국내 치킨업계 전반이 코로나19 수혜를 누리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bhc와 제너시스BBQ 등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빅3’ 업체 모두 지난해 역대 최대 실적을 거둔 것으로 알려졌다. 빅3 치킨 프랜차이즈 업체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1조1826억원) 대비 20%가량 늘어난 1조4000억원 수준에 달하는 것으로 추정된다.
교촌에프앤비는 올해도 실적 호조세가 이어질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배달 특수가 이어지는 가운데 베이징 동계올림픽을 시작으로 9월 항저우 아시안게임과 11월 카타르 월드컵 등 올해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줄줄이 대기하고 있어서다.
치킨업계 관계자는 “올림픽 같은 대형 스포츠 이벤트가 열리는 기간에 통상 매출이 평소 대비 20%가량 뛰어오른다”고 말했다. 지난해 말 7년 만에 치킨 가격을 최대 2000원 인상한 것도 영업이익 개선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부터 수제맥주, 신성장동력 합류매년 역대 최고 실적을 경신하고 있지만 교촌에프앤비의 주가는 힘을 못 쓰고 있다. 2020년 11월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한 교촌에프앤비는 상장 첫날 상한가(3만1000원)를 기록하며 화려하게 데뷔했지만 이후 주가는 하락세를 이어가고 있다. 좋은 실적을 내고 있지만 중장기 성장성이 부족한 프랜차이즈산업의 한계가 발목을 잡고 있다는 분석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올해 해외시장 진출과 수제맥주 사업에 역량을 집중할 계획이다. 현재 미국과 중국 말레이시아 등 6개국에 진출, 65개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2019년(37개)에 비해 75.7% 늘었다.
국가별 맞춤형 메뉴를 통해 시장을 확대한다는 전략이다. 날개 부위를 선호하는 미국 시장에는 날개로만 구성된 메뉴를 출시하고, 닭고기와 밥을 함께 먹는 문화가 익숙한 동남아시아 시장에는 ‘치밥’ 메뉴를 선보이는 식이다.
교촌에프앤비는 올해 K콘텐츠 열풍이 거세게 불고 있는 중동 시장을 적극 공략할 계획이다. 연내 사우디아라비아 1호점 개점을 준비하고 있다.
수제맥주 사업도 올해부터 본격화하고 있다. 지난해 맥주업체 인덜지의 수제맥주 사업부문(문베어브루잉)을 인수한 교촌에프앤비는 달콤하고 짭짤한 맛이 특징인 교촌치킨의 메뉴와 궁합이 잘 맞는 수제맥주를 개발해 ‘치맥’ 시너지를 극대화하겠다는 전략이다.
강원 고성에 있는 수제맥주 공장을 관광 명소로 키울 준비도 하고 있다. 교촌에프앤비 관계자는 “올해는 국내 치킨 프랜차이즈 사업을 넘어 새로운 도약을 준비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박종관 기자 p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