안철수 국민의당 대선 후보가 문재인 정부 들어 급증한 국가부채비율에 대해 "이러다가는 다시 IMF같은 외환위기가 올 가능성이 있다"고 밝혔다. 그는 "가계부를 써도 이렇게는 안 한다"며 정부여당의 확대 재정 정책을 비판했다.
안 후보는 8일 서울시 명동 한국프레스센터에서 열린 관훈토론회에 참석해 '여야가 1월 추경 금액을 증액하자고 주장하는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장진모 한국경제신문 금융부장의 질문에 이같이 답했다.
안 후보는 "가장 먼저 재정 준칙을 통과시켜야한다"고 강조했다. 재정 준칙은 재정 수지 및 국가채무 등을 고려한 재정운용목표를 설정하고 이를 법제화하는 재정운용체계를 뜻한다. 기획재정부는 지난 2020년 12월 재정준칙을 담은 국가재정법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했지만 이는 국회상임위원회에 계류하고 있다. 국제통화기금(IMF)은 지난달 25일 한국 재정당국과의 면담에서 재정준칙을 통한 재정건전성 강화를 권고한 바 있다.
안 후보는 "5년 전부터 생산가능인구가 감소하고 부채 상환 능력이 떨어지는데, 이럴 때 부채 증가 속도가 사상 최대"라며 "개인 가정에서 가계부를 써도 이렇게는 안 한다"고 꼬집었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의 현금성 공약에 대해서는 "실현에 옮기면 신용등급 하방 압력이 세질 것"이라고 우려했다.
안 후보는 지난 3일 대선 주자 TV토론에서 4당 대선 주자가 합의한 국민연금 개혁의 구체적인 방안도 제시했다. 그는 "보험료율은 지금보다 높이지만 소득 대체율은 40%로 유지하는 것이 이상적이다"고 제안했다. 보험료율에 대해서는 "일반 국민연금 기준인 9%, 특수직역연금 보험료율인 15%,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평균인 18% 사이에서 국민적 합의를 이끌어내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방역 리더십이 경제 리더십이고, 방역 대통령이 경제 대통령"이라며 정부의 방역 정책도 비판했다. 그는 "지금 정부가 하는 것은 객관적 사실에 근거한 과학적 해결방법이 아니라 정치 방역"이라고 혹평했다. 안 후보는 자신이 대통령이 되면 국민참여형 방역으로 전환해 △백신 3차 접종 확대 △스마트폰을 통한 실시간 확진자 동선 파악 △민간병원 코로나19 치료 인센티브 확대를 실시하겠다고 약속했다.
김인엽 기자 insid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