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상호 "SBS PD 같은 방송 처음 봐" vs 이준석 "김어준은?"

입력 2022-02-08 11:26
수정 2022-02-08 11:27

우상호 더불어민주당 선거대책위원회 총괄본부장은 SBS 라디오 '이재익의 시사특공대'를 진행하는 이재익 PD가 민주당 항의로 하차한 것을 두고 "'이런 후보 찍으면 안 된다'고 구체적으로 얘기한 방송은 처음 (본다)"고 말했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김어준 씨에 대해서는 어떻게 생각하느냐"고 맞섰다.

우 본부장은 8일 MBC 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서 "대선 때 이러저러한 방송과 관련해 여야 간 시비가 붙는다"며 "윤석열 대선 후보를 상상하게 하면서 이런 후보 찍으면 안 된다고 했으면 국민의힘은 가만히 있었을까"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대선 시기에는 특정 후보를 연상시키면서 찍지 말라고 하는 것은 좋지 않은 것 같다"며 "국민에게 올바른 선택을 해달라는 식의 기준을 제시하는 건 괜찮지만 (이 PD가) 조금 오버한 게 맞다"고 비판했다.

이 대표는 우 본부장의 주장을 즉각 반박했다. 그는 이날 자신의 페이스북에 "저도 이 PD가 진행하는 방송에 고정 출연했던 적이 있지만, 진행자의 정치적 편향성은 전혀 문제 되지 않았다"며 "김어준 씨 같이 실제로 정치적 편향성을 선명하게 띈 진행자에 관해 민주당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느냐"고 적었다.

그는 "이 PD가 이번에 했다는 발언은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는 그런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뽑아서는 안 되겠다'였다"며 "이재명 민주당 대선 후보를 찍지 말자는 것도 아니고, 선거에 있어 많은 유권자가 공감할 만한 보편타당한 내용"이라고 지적했다.

이어 "과거 선거관리위원회에서 '내로남불'이라는 표현을 쓰면 특정 정당이 연상된다며 표현을 금지했던 사태와 일맥상통한다"며 "과거 권위주의 정권 시절에 대통령과 외모나 헤어스타일이 닮았다는 이유만으로 출연 정지시켰던 것과 같은 멍청한 탄압"이라고 덧붙였다.


앞서 이 PD는 민주당의 항의로 진행하고 있던 프로그램에서 하차하게 됐다는 입장을 밝혔다. 그는 지난 4일 방송에서 가수 'DJ DOC'의 노래 '나 이런 사람이야' 중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고 이 카드로 저 카드 막고'라는 노래 가사와 함께 "나에게는 관대하고 남에게는 막 대하는 정치인을 대통령으로 뽑아선 안 되겠다"는 자신의 발언이 문제가 돼 프로그램에서 하차했다고 주장했다.

이후 민주당은 이 PD의 방송 중 발언이 선거법 위반이라며 방송국을 상대로 한 항의가 정당하고 밝혔다. 전국언론노동조합 SBS 본부는 전날 성명을 통해 "진행자가 민주당의 항의 한마디에 교체됐다"며 "항의와 교체 사유는 황당함을 넘어 낯부끄러운 수준"이라고 비판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