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조 게임 명가’로 통하던 NHN이 게임사업 재건에 나선다. 경쟁력 강화를 위해 일부 게임자회사를 합병한다. 블록체인 적용 게임도 잇달아 내놓을 계획이다. 게임 포털 서비스 한게임으로 국내 1위 게임사 자리까지 올랐던 NHN이 ‘과거의 영광’을 되찾을지 관심이 커지고 있다.
NHN은 자회사 NHN빅풋을 중심으로 자회사를 통합하고 사업 조직을 개편해 게임 사업을 본격 확대한다고 7일 밝혔다. NHN빅풋은 지난 1일 모바일 게임사 NHN 픽셀큐브와 1인칭 슈팅게임(FPS) 개발사 NHN RPG를 흡수 합병했다. NHN빅풋은 이번 통합으로 연매출 1000억원에 인력 300여 명의 중견 게임개발사로 외형을 키울 수 있게 됐다. 모바일 게임 전문 일본 자회사인 NHN플레이아트와 공조해 NHN 게임 사업의 새로운 도약을 이끌게 된다. 합병 회사 대표는 김상호 NHN빅풋 대표(사진)가 맡는다.
NHN은 이번 자회사 통합으로 게임 사업을 다시 확대할 계획이다. 2013년 네이버의 게임 사업(한게임)을 중심으로 분사한 NHN은 종합 정보기술(IT) 서비스업체로 탈바꿈했다. 간편결제, 클라우드, 온라인 상거래 등 새로운 사업을 키우면서다. 50%를 넘겼던 게임 부문 매출 비중은 지난해 3분기 24.4%로 떨어졌다. 게임 매출이 줄어든 게 전체 회사 성장의 걸림돌로 작용했다. 2018년 4376억원에서 2020년 4090억원으로 쪼그라든 게임 부문 매출은 지난해 4000억원 아래로 떨어졌을 것으로 추정된다. 최근 국내 게임산업의 성장세를 감안하면 NHN 게임 부문의 실적은 상대적으로 더 크게 악화한 것이라는 분석도 나온다. 한국콘텐츠진흥원에 따르면 지난해 국내 게임 산업 규모는 3년 전보다 40% 이상 성장했다. 인터넷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NHN은 게임에서 올린 수익을 신사업에 투자하면서 회사를 키웠다”며 “캐시카우격인 게임 부문 수익 감소가 회사 전체 운용을 제한하는 변수가 됐다”고 분석했다.
NHN은 최근 게임업계가 주목하는 블록체인을 적극 활용할 계획이다. NHN은 지난해 10월 위메이드와 블록체인 플랫폼 위믹스를 중심으로 게임 사업을 협력하기로 했다. 블록체인을 적용한 게임 ‘프로젝트 위믹스 스포츠’(가칭)와 ‘우파루 NFT 프로젝트’ 등을 올해 출시할 예정이다.
NHN은 한게임을 앞세워 국내 PC 및 모바일 웹보드 게임 시장 1위 자리도 지키겠다는 계획이다. 다음달에는 모바일 게임 ‘건즈업 모바일’을 내놓는다. 포커 게임 ‘더블에이 포커’, 소셜카지노 게임 ‘슬롯마블’ 등 다른 신규 게임도 올해 출시할 계획이다. NHN플레이아트는 일본에서 신작 게임을 내놓을 예정이다.
NHN플레이아트가 지난해 12월 출시한 ‘드래건퀘스트 캐시캐시’는 일본 모바일 게임 인기 순위 1위에 오르기도 했다. 김 대표는 “블록체인이라는 새로운 변화의 축을 맞아 다양한 게임 장르의 개발 노하우와 데이터 사이언스 기반의 게임 재화 관리 역량을 결합하겠다”며 “글로벌 게임 사업 경험도 더해 NHN을 P&E(play and earn) 게임의 스타 플레이어로 변모시키겠다”고 말했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