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금융시장에서 주식·채권·원화 값이 동반 하락하는 ‘트리플 약세’가 나타나면서 ‘투자 피난처’로 리츠(REITs)가 주목받고 있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변동성 장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하며 안정적인 배당수익을 기대할 수 있는 리츠를 포트폴리오에 담으라고 조언한다. 오피스와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하는 종목을 눈여겨볼 만하다는 설명이다.
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국내에 상장된 18개 리츠 주가는 올 들어 평균 2.05%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지수는 7.81% 내렸다. 연 5~6% 수준의 배당수익률까지 감안하면 리츠의 상대적 성과가 더욱 두드러진다.
리츠는 투자자로부터 자금을 모아 업무용 빌딩 등 부동산에 투자한 뒤 임대수익과 시세차익을 투자자에게 배당하는 상품이다. 국내 리츠 시장은 급속도로 성장하며 새로운 투자처로 주목받고 있다. 국내 상장 리츠는 2020년 초 7개에서 현재 18개까지 증가했고, 시가총액 총합은 2조596억원에서 7조2681억원으로 3배 이상으로 급증했다.
올해 리츠를 둘러싼 환경도 긍정적이다. 정부가 코로나19를 ‘계절독감’처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면서 오피스·호텔·리테일 리츠의 회복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인플레이션 헤지가 가능하다는 점도 리츠의 강세를 뒷받침하는 요인이다. 리츠는 실물 자산(부동산)을 기초로 하고 물가 상승분을 임대료에 전가할 수 있기 때문에 대표적인 인플레이션 헤지 자산으로 꼽힌다.
리츠 종목을 선별할 때는 ‘배당이력’을 눈여겨봐야 한다. 배상영 대신증권 연구원은 “기초자산의 입지, 임차인, 임대차 계약 조건, 자산관리회사(AMC)의 역량 등도 중요하지만 배당이력이 가장 중요하다”며 “국내 리츠 중에선 신한알파리츠가 코로나19 위기에도 불구하고 꾸준히 배당이 늘었다”고 말했다.
올해 유망 리츠로는 오피스·물류 리츠가 꼽힌다. 배 연구원은 “최근 서울 권역의 오피스 시장에서 자산 가치 증가, 임대료 상승, 공실률 하락 등이 나타나고 있다”며 “물류는 세계적으로 수요가 증가하는 추세”라고 했다. 국내 오피스 리츠로는 신한알파리츠, NH프라임리츠, SK리츠 등이 있다. ESR켄달스퀘어리츠, 디앤디플랫폼리츠, 미래에셋글로벌리츠 등은 물류센터를 기초자산으로 한다. 이지스밸류리츠와 NH올원리츠는 오피스와 물류자산을 모두 갖고 있는 복합리츠다.
서형교 기자 seogy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