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플이 50만원대 가격의 5G(5세대) 이동통신 기능이 탑재된 중저가 스마트폰 '아이폰SE3'를 다음달 내놓을 전망이다. 애플의 첫 5G 중저가 스마트폰이어서 삼성전자와 '5G 중저가 시장'에서 본격 맞붙게 될 예정이다.
7일 업계에 따르면 블룸버그는 애플이 신형 아이폰SE3와 아이패드에어를 다음달 8일 공개할 것이라고 보도했다. 아이폰SE3는 2020년 아이폰SE2 공개 이후로 2년 만에 출시되는 애플의 보급형 모델이다.
정보기술(IT) 전문매체 폰 아레나도 비슷한 전망을 내놨다. 폰 아레나는 "아이폰SE3는 오는 3월8일 전후로 나올 것"이라면서 "코로나19 여파로 스티브 잡스 극장에서 녹화한 비대면 영상 발표회가 진행될 것"이라고 했다.
아이폰SE3는 4.7인치의 액정표시장치(LCD) 패널을 탑재하고 기존 모델과 마찬가지로 홈버튼이 적용될 전망이다. 아이폰SE는 아이폰8까지 유지됐던 홈버튼과 스티브 잡스의 철학이 담긴 한 뼘폰이 적용돼 아이폰 충성고객층 호응이 높다. 향수를 불러일으키는 외관이지만, 스마트폰의 두뇌 격인 애플리케이션 프로세서(AP)는 신형 아이폰13과 동일한 A15바이오닉이 탑재될 것으로 보여 경쟁력을 갖출 것으로 예상된다.
색상은 지난해 하반기 출시된 아이폰13과 마찬가지로 '스타라이트'와 '미드나잇' 두 가지로 예상된다. 가격은 전작 아이폰SE2와 같거나 비슷할 것으로 전망된다. 아이폰SE2 국내 출고가는 55만원이었다.
삼성전자도 같은달 중저가 5G 스마트폰인 갤럭시A 시리즈를 선보일 예정이다. 업계는 삼성전자가 다음달 A33과 A53을 시작으로 갤럭시A 시리즈를 상반기 내에 공개할 것으로 보고 있다. 삼성전자의 또 다른 중저가 브랜드인 갤럭시 M33 등도 상반기 출시가 유력한 것으로 전해졌다.
삼성전자와 애플의 중저가 라인이 모두 5G로 출시됨에 따라 글로벌 5G 스마트폰 경쟁도 치열해질 전망이다. 재작년 출시된 아이폰SE2는 5G를 지원하지 않았지만, 아이폰SE3는 5G를 지원해 삼성전자의 중저가 5G 스마트폰과 제대로 맞붙게 됐다.
글로벌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가 최근 발표한 스마트폰 월간 트래커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5G 스마트폰 시장은 전년 동기(2020년 3분기) 대비 121% 성장했다.
다만 중저가 5G 스마트폰 시장에서는 오포, 리얼미 등 중국 제조사의 강세가 두드러진다. 따라서 삼성전자와 애플의 양강 구도보다는 중국 제조사들과의 경쟁 또한 심화될 것으로 보인다. 실제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지난해 3분기 5G 스마트폰 시장에서 중국 스마트폰 리얼미는 지난해 같은 동기 대비 831% 성장했다. 오포(165%), 비보(147%), 샤오미(134%) 등도 성장세가 눈에 띈다.
타룬 파탁 카운터포인트리서치 연구원은 "제조사들이 다양한 가격대의 제품군으로 5G 스마트폰 도입을 확대했다"며 "5G 포트폴리오의 확장으로 증가하는 중간 가격대 스마트폰 시장의 수요를 잡았다"고 설명했다.
최수진 한경닷컴 기자 naiv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