심상정 정의당 대선 후보가 1998년 이후 24년째 동결된 국민연금 보험료율 9%를 3~4%포인트 올리고 국민연금의 실질 소득대체율 또한 올리겠다는 연금 개혁안을 7일 발표했다. 지난 3일 대선후보 방송토론에서 심 후보를 포함해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와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등 4명의 대선 후보 모두 '연금 개혁'에 동의하면서 심 후보가 먼저 연금 개혁 논의의 신호탄을 쏘겠다는 의지를 보인 것으로 해석된다.
심 후보는 이날 여의도에서 열린 연금개혁안 발표회에서 "저부터 연금개혁의 방향을 제안하겠다. 다른 후보들도 자신의 연금개혁 방향을 제시하고 활발한 토론이 진행되기를 기대한다"고 밝혔다.
먼저 심 후보는 "현재 국민연금 보험료율 9%는 직장가입자의 경우 1998년 수준 그대로"라며 "급여 수준에 비하면 보험료율은 무척 낮다"고 진단했다. 이어 "더 이상 보험료율 인상을 미룰 수 없다"며 "국민연금 재정에 대한 우리세대의 책임을 높여 비록 불편하고 부담스러운 일이지만, 국민 여러분께, 국민연금 보험료 인상을 제안한다"고 밝혔다.
얼마나 올려야 하는지에 대해서는 "가입자들과 책임 있게 논의해 정할 사안"이라고 전제한 뒤 "문재인 정부 연금개혁안에서 제시된 보험료율 인상 범위인 현행 9%에서 3~4%포인트 올리는 선에서 논의할 수 있다"고 밝혔다. 3~4%포인트 상향으로 연금 재정을 안정화시킬 수 있겠느냐는 질문에는 "연금개혁은 변화된 인구, 경제 환경에 맞춰가는 '연속개혁'이어야 한다"며 "이번에 지체된 개혁의 문을 여는 의미가 있다"고 말했다.
심 후보는 불안정 취업자와 같은 가입자의 가입기간을 늘려 국민연금 보장성을 실질적으로 강화하겠다는 계획도 내놨다. 심 후보는 "실제 받게 될 급여액 수준을 보여주는 '실질 소득대체율'은 평균 23~24%(국민연금공단 분석)에 불과하다"며 "출산크레딧을 첫째 자녀부터 적용하고, 군복무크레딧은 복무기간 전체로 실업크레딧도 실업기간에 전면 적용하겠다"고 했다. "60대 일자리정책을 통해 국민연금 가입기간연령도 상향해 가야한다"고도 설명했다. 가입기간을 늘려 실질 소득대체율을 높이는데 기여하겠다는 것이다. 심 후보는 실질소득대체율 30%를 목표로 내놨다.
현행 30만원인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하겠다는 계획도 발표했다. 심 후보는 "제 임기 중에 기초연금을 40만원으로 인상하겠다"고 약속했다.
공무원연금 등 특수직역 연금을 국민연금 방식으로 통합하겠다고도 밝혔다. 심 후보는 "신규 공무원들에게 국민연금 제도를 적용하겠다"고 했다. 다만 "현재 공무원연금이 적용되는 재직 공무원들은 사회적 논의 결과에 따르겠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이제는 노후를 대응하는 공적연금에서 다른 제도로 구분할 이유가 크지 않다"며 "2015년 공무원연금개혁으로 특수직역연금과 국민연금 사이에서 균등급여 도입, 수급연령 상향 등 공통분모가 일부 마련되어 있어 이제 노후는 직역을 떠나 함께 준비하는 대한민국이 되어야 한다"고 밝혔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