항공 여행 면세 등 리오프닝주가 일제히 급등했다. 오미크론 대유행에 정부가 코로나19를 ‘계절독감’처럼 관리하는 방안을 검토하겠다고 밝히자 일상 회복에 대한 기대가 확산한 영향이다. 주류, 노래방, 영화관 등 내수주가 큰 폭의 상승세를 보였고, 오미크론 변이 확산으로 급락했던 항공주와 여행주는 10% 넘게 뛰었다. TJ미디어 상한가 마감
4일 진에어는 17.69% 오른 1만7300원에 마감했다. 이날 제주항공(12.18%), 아시아나항공(10.64%) 등 항공주가 나란히 두 자릿수 상승률을 기록했다. 여행주도 강세였다. 참좋은여행이 14.61% 급등했고 하나투어(10.01%), 모두투어(9.15%)도 강세를 보였다. 파라다이스(8.61%), GKL(7.14%), 호텔신라(6.24%) 등 카지노주와 면세점주도 나란히 올랐다.
거리두기 강화로 피해를 본 내수주도 일제히 상승했다. 노래방에서 쓰는 반주기를 생산하는 TJ미디어는 상한가(29.87%)로 거래를 마쳤다. CJ CGV(12.18%), 하이트진로(9.03%)도 상승했고, 공연 재개 기대에 힘입어 에스엠(8.2%), 와이지(6.92%) 등 엔터주도 급등했다.
정부 발표를 시장이 적극적으로 해석한 영향이다. 이날 중앙재난안전대책본부(중대본)는 사회적 거리두기 2주 연장 방안을 발표하면서 “코로나19 위중증·치명률이 안정적으로 유지된다면 일상회복을 다시 추진하고 계절 독감과 유사한 일상적 방역·의료체계로의 전환 가능성을 본격 검토하겠다”고 밝혔다. 오미크론을 독감으로 취급하면 사회적 거리두기 강도를 대폭 낮출 수밖에 없다. 외국인·기관 쌍끌이 매수수급 측면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리오프닝주를 사들이며 주가를 끌어올렸다. 이날 외국인은 호텔신라를 110억원어치, 기관은 28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 밖에 대한항공, 하나투어, 모두투어, 파라다이스 등도 외국인과 기관의 쌍끌이 매수 리스트에 올랐다.
지난 2년간 리오프닝주는 기대와 실망이 교차하며 주가가 급등락하는 모습을 보였다. 코로나19가 확산하면서 리오프닝 시점이 계속 늦춰졌기 때문이다. 항공, 면세, 카지노 등 해외 여행객에 의존하는 업종은 오미크론 변이 확산 후 가장 큰 피해를 봤다.
전문가들은 리오프닝을 시간 문제로 보고 있다. 머지않아 국경을 열 수밖에 없다는 것이다. 최석원 SK증권 리서치센터장은 “큰 흐름을 보면 리오프닝주는 올라갈 가능성이 높다”며 “오미크론 변이가 토착화하는 과정을 겪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 코로나 이전보다 좋아질 것리오프닝주가 주목받는 또 다른 이유는 코로나19를 거치면서 수익 구조를 개선했기 때문이다. 구조조정(희망퇴직)을 통해 인력을 대거 감축하고, 불필요한 사업과 자산을 처분했다. 장기간 적자를 내던 시내면세점 특허를 반납한 하나투어가 대표적 사례다.
카지노의 경우 구조조정을 못한 GKL, 강원랜드보다 파라다이스가 회복 속도가 빠를 것으로 예상된다. 면세점 가운데는 전체 매출에서 면세 사업 비중이 높은 종목이 리오프닝 수혜를 많이 볼 것으로 전망된다. 호텔신라는 매출의 90%, 신세계는 30%가 면세 사업에서 나온다.
항공주는 급등하는 유가가 비용에 부담을 줄 수 있다는 분석이다. 한 자산운용사 대표는 “비용이 거의 들지 않는 여행사 주식이 가장 유망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야외활동이 재개되면서 색조화장품, 미용렌즈 등 미용용품 수요도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수익 구조 개선에 보복 소비가 맞물릴 경우 코로나19 이전 실적을 뛰어넘을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 최 센터장은 “향후 6개월~1년 주식시장에서 제조업 관련주는 지지부진한 반면 리오프닝주는 더 높은 수준으로 올라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의명/심성미 기자 uimyu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