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달 경기 평택 냉동창고 공사장에서 불이 나 진화에 나선 소방관 세 명이 순직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비슷한 일이 발생할 때마다 여론이 들끓지만 근본적인 해결책 없이 사고가 되풀이돼 안타깝다. 2021 소방청 통계연보에 따르면 최근 10년간 소방관 49명이 화재 진압 등 업무 중 순직했다. 화재 현장에 대한 트라우마로 극단적 선택을 한 소방관도 수십 명에 이른다.
모든 재해가 그렇지만 화재 사고를 예방하기 위해서는 주요 시설에 대한 강도 높은 안전 점검이 필수다. 대형 화재가 발생한 곳에 필수 소방시설이 설치되지 않은 것으로 드러나는 사례가 많다. 스프링클러, 소방차 진입로, 비상계단 설치 등을 의무화하고 위반 시 강도 높은 제재를 가해야 한다.
로봇 기술을 활용해 최첨단 소방 장비를 화재 현장에 조기 투입하는 방안도 서둘러 마련해야 한다. 열화상 카메라, 전파탐지기, 적외선 야간 투시경, 소방 정찰 로봇, 소방 드론 등을 신속한 화재 진압과 매몰자 탐지에 효과적으로 활용할 수 있다. 풍부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장 감각과 소통 능력, 재난 상황에 대한 이해력을 갖춘 유능한 소방 지휘관도 육성해야 한다. 재난 초기에 소방력을 신속히 투입할 수 있도록 인력과 예산을 확보하는 일도 중요하다.
소방관은 국민의 생명과 재산을 보호하기 위해 가장 먼저 들어가서 가장 마지막에 나온다는 ‘First In, Last Out’ 정신으로 사고 현장에 뛰어든다. 희생정신만으로 그들을 앞세우지 말아야 한다. 안전이 기본이자 최우선인 사회를 만드는 일에 힘을 모으자.
김재윤 생글기자(세현고 1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