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티아 나델라 마이크로소프트(MS) 최고경영자(CEO)가 최근 MS의 액티비전블리자드 인수에 대해 “메타버스를 향한 첫 단추를 끼운 것”이라며 시장 경쟁을 방해하지 않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나델라 CEO는 3일(현지시간) 파이낸셜타임스(FT)와의 인터뷰에서 “경쟁규제당국이 MS의 블리자드 인수 거래를 심사할 때 현재 게임시장 자체보다는 메타버스 시장의 발전과 관련한 영향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앞서 MS는 750억달러(약 89조원)에 게임개발사 블리자드를 인수한다고 발표했다. 역대 최대 게임업계 인수합병(M&A)이다. 이날 인터뷰는 인수 발표 뒤 이뤄진 첫 언론 인터뷰다.
블리자드를 품은 MS는 글로벌 게임업계에서 매출 기준 3위에 오르게 됐다. 1위는 텐센트, 2위는 소니다. 인수가 마무리되면 MS는 디아블로, 스타크래프트, 오버워치 등 인기 게임을 대거 확보한다. 콘솔게임 시장에서 소니보다 독점 인기 게임을 더 많이 보유하게 되는 것이다.
나델라 CEO는 이번 인수가 반경쟁적이라는 일각의 비판을 의식한 듯 “인수 이후에도 MS는 게임시장에서 10%대 미만 점유율로 3위”라며 “작은 플레이어에 불과하다”고 말했다.
앞서 MS 게임사업부문 책임자인 필 스펜서는 “블리자드를 인수한 이후에도 소니 플레이스테이션에 배급하던 블리자드의 인기 게임을 박탈하지 않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나델라는 이날 인터뷰에서 “MS가 반경쟁적 영향을 미치기엔 아직 규모가 작기 때문에 M&A 승인을 받기 위해 공식적인 양보를 할 필요는 없다”고 말했다. 나델라는 또 “MS는 다른 기업의 가상세계 사이를 자유롭게 넘나들 수 있도록 하는 개방형 플랫폼을 구축하는 데 전념하고 있다”고 했다.
김리안 기자 knr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