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대 대선을 34일 앞두고 대선 후보 첫 TV토론회가 3일 열렸다.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후보, 윤석열 국민의힘 후보, 안철수 국민의당 후보, 심상정 정의당 후보는 이날 서울 여의도 KBS 스튜디오에서 오후 8시부터 두 시간 동안 양보 없는 공방을 벌였다. 부동산시장, 한·미 관계, 노동개혁 등 다양한 국정 현안이 도마에 올랐지만, 대체로 준비된 답변들만 오갔다. 어느 특정 후보의 우세를 가리기는 쉽지 않았다는 평가가 나왔다.
이 후보와 윤 후보는 성남시 대장동 특혜 개발 의혹을 둘러싸고 토론 내내 치고받았다. 윤 후보는 첫 질문에서 “김만배가 3억5000만원의 자본을 투입해 시행 수입과 배당수익으로 6400억원을 챙겼는데, 이런 구조를 본인이 설계한 게 맞냐”고 포문을 열었다. 이 후보는 “제가 일부러 국정감사를 자청해 이틀 동안 탈탈 털다시피 검증됐던 사실”이라며 “이재명이 (지방자치단체장 중) 처음으로 공공개발 방식으로 부동산 개발 이익을 시민들에게 돌려줬다”고 강조했다.
윤 후보는 보수색이 짙은 외교·안보 공약으로 다른 후보들에게 집중 공격을 받았다. 이 후보는 “사드는 고고도 미사일방어체계로 수도권엔 해당이 안 된다”며 “왜 설치해서 중국의 반발을 불러오고 경제를 망치려 하냐”고 몰아세웠다. 윤 후보는 “안보가 튼튼해야 대한민국 국가 리스크도 줄어든다”고 응수했다. 안 후보는 연금개혁, 심 후보는 종합부동산세 강화 등 자신의 차별화된 공약을 강조했다. 당초 예상과 달리 네거티브 공방은 거의 없었다. 이재묵 한국외국어대 정치외교학과 교수는 “네 명의 후보가 큰 실수 없이 토론을 진행해 압도적으로 누군가가 앞섰다고 보기 힘든 토론이었다”고 말했다.
좌동욱/김인엽 기자 leftki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