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불어민주당과 국민의힘이 선거 전략의 일환으로 ‘세대론 대결’을 벌이고 있다. 민주당은 핵심 지지층인 40~50대를 중심에 두고 자녀세대(20~30대)와 부모세대(60대 이상)로 뻗어나가는 ‘세대포용론’을 내세웠다. 이에 비해 국민의힘은 아성인 60대 이상에 2030세대의 지지를 결합하는 ‘세대포위론’을 펴고 있다.
송영길 민주당 대표는 3일 국민의힘의 세대포위론을 겨냥해 “부모와 자녀를 싸우게 하고, 어르신과의 틈을 갈라 포위한다는 건 대통령 후보의 격에 맞지 않는 언어”라며 “공동체를 왜 갈라치려는지 모르겠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제가 50대고 딸은 30대, 아들이 20대다. 6070은 우리 부모님들”이라며 “이재명 후보는 (세대를) 통합시키겠다”고 말했다. 국민의힘의 세대포위론을 ‘갈라치기’로 규정하고 여권 지지세가 강한 4050을 중심으로 모든 세대의 통합을 강조한 것이다.
이준석 국민의힘 대표는 페이스북에서 “(민주당이) 세대포위론에 대한 대응으로 4050을 대상으로 ‘세대인질론’이라도 하려는 것 같은데, 머릿속으로는 가능할지 몰라도 현실에서는 작동하기 어렵다”고 지적했다. 그러면서 “2030이 젠더와 공정 이슈로 민주당과 이 후보를 싫어할 이유는 충분하고, 6070이 가족 간 불화나 갑질 이슈로 이 후보를 싫어할 이유도 충분하다”고 했다. 이어 “경제에 민감하다는 4050도 이 후보를 좋아할 이유가 딱히 없다”고 덧붙였다.
여야가 자평한 설 민심 성적표도 엇갈린다. 송 대표는 “이 후보에 대한 국민적 지지가 비등점을 향해 가고 있다”고 말했다. 주요 여론조사에서 이 후보 지지율이 소폭 반등한 상황을 언급한 송 대표는 “개혁을 위한 민주당의 노력이 점차 국민의 가슴속에 쌓이고 있다”고 했다. 민주당은 쇄신책의 일환으로 오는 3월 9일 국회의원 재보궐 선거구 중 서울 종로와 경기 안성, 청주 상당 등 민주당 귀책사유가 있는 세 곳에 후보자를 공천하지 않기로 이날 확정했다.
반면 이 대표는 호남에서의 민심 변화를 바탕으로 윤석열 후보가 상당한 우위를 보이고 있다고 평가했다. 그는 “호남에서 확실히 변화를 모색하는 분이 많았다는 것을 느꼈다”며 “설 연휴를 앞두고 여권에서 여론조사에 응답하자는 운동을 했음에도 결과가 뒤집히지 않은 것을 보면 윤 후보가 상당한 우세로 보인다”고 했다. 이 대표는 이날부터 4일까지 전남 신안과 완도·장흥·고흥 등을 방문한다.
고은이 기자 kok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