패드에 주차만 해도 100%…뜨거운 전기차 '충전 전쟁'

입력 2022-02-03 17:07
수정 2022-02-11 16:14

글로벌 완성차와 배터리업계가 전기차 충전산업에서 주도권을 잡기 위해 치열한 경쟁을 벌이고 있다. 전기차 충전은 그동안 전기차 밸류체인의 기반이 되는 산업 정도로 여겨졌다. 하지만 최근 신기술이 등장하면서 새로운 미래 먹거리로 떠오르고 있다. 전기차 무선 충전, 배터리 교체 사업이 닻을 올린 데다 무선충전도로까지 등장해 ‘전기차 충전 전쟁’ 2라운드의 막이 오르고 있다는 분석이다.

제네시스는 전기차 무선 충전 서비스 시범사업을 시작한다고 3일 발표했다. 서울 강남, 경기 수지의 제네시스 브랜드 거점과 경기 고양시의 현대 모터스튜디오 고양 등 세 곳에 각각 1기의 무선 충전기를 설치했다. 바닥에 놓인 패드 위로 차량을 주차하면 자동으로 충전이 시작된다. 패드에 적용된 코일의 자기장을 통해 전력을 보내는 방식으로 스마트폰 무선 충전과 비슷한 원리다.

제네시스는 우선 무선 충전 기능을 장착한 전용 전기차 GV60를 시범적으로 배치했다. 현대자동차는 이후 출시할 전기차에 무선 충전 적용을 검토 중이다. 무선 충전기 성능은 11㎾로, GV60를 완충하려면 8시간가량 걸린다. 전력 유실 등으로 유선 충전에 비해 속도가 느리다. 하지만 쇼핑몰, 마트, 빌딩 등 장시간 주차해야 하는 장소에서는 활용도가 높을 것으로 전망된다. 특히 차고가 딸린 주택이 많은 미국 등 해외에선 가정용 수요가 상당할 것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세계 최대 전기차 시장인 중국에선 배터리 교환 사업이 확대되고 있다. 부족한 전기차 충전 인프라, 긴 충전시간, 리튬인산철(LFP) 배터리의 짧은 주행거리 등 단점을 보완할 수 있어서다.

중국 CATL은 최근 배터리 교체 서비스 ‘이보고(EVOGO)’를 출시하고 10개 도시에 교체소를 설치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전기차가 교체센터에 도착하면 1~3분 내 완충된 배터리를 갈아 끼우고 바로 출발할 수 있다. 탈부착 배터리의 특징은 고정식 배터리의 4분의 1 크기라는 점이다. 차주의 필요에 따라 1~3개까지 부착할 수 있고, 완충 시 주행거리는 200㎞다.

중국 전기차업체 니오는 전국에 배터리 교체소 700곳을 운영 중이다. 니오는 배터리가 없는 저렴한 전기차를 판매하고 ‘배터리 구독’ 방식으로 수익을 내고 있다.

도로를 달리기만 해도 전기차 배터리가 충전되는 무선충전도로 기술도 개발 중이다. 도로에 깔린 송전패드가 전력을 보내고 전기차의 패드가 이를 받는 방식이다. 전기차 판매 비중이 90%에 육박한 노르웨이는 정부 차원에서 무선충전도로 설치를 검토하고 있다. 이스라엘 스타트업 일렉트리온도 시속 60㎞ 속도로 200m 주행했을 때 70㎾h를 충전할 수 있는 기술을 개발했다. 이 도로는 스웨덴 고틀란드섬에 1.65㎞가량 설치돼 운영 중이다.

김형규 기자 kh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