탁현민 "이집트, 피라미드 방문 강력 요청" vs 野 "일정 왜 비공개?"

입력 2022-02-03 16:50
수정 2022-02-03 16:51


조태용 국민의힘 의원은 3일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순방 중 피라미드 관광과 관련한 청와대 측의 해명을 '횡설수설'로 평가하며 "당당하지 못할 때 말이 길어진다"고 말했다.

조 의원은 이날 입장문에서 "오늘 영부인의 피라미드 관광 사실이 드러났다"고 운을 뗐다.

이어 "청와대는 '관광 산업을 촉진하고 문화유산을 해외에 알리기 위한 목적으로 이집트 문화부 장관과 함께 피라미드에 방문했다'라고 설명했는데, 그렇다면 더욱이 일정을 비공개한 것이 말이 안 된다"면서 "비밀리에 간 일정이 어떻게 관광을 촉진하고 문화유산을 알린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그러면서 "관광 촉진을 위해 이집트 측이 방문을 요청했다는 청와대 말이 사실이라면, 이를 비공개한 것은 방문 목적에 부합하지 않을 뿐 아니라, 이집트의 요청 취지마저 무색하게 한 외교 결례다"라며 "설명이 사실이 아니라면, 국민을 속이고 관광을 다녀온 것과 다름없다"고 일갈했다.

조 의원은 "결국 청와대는 피라미드 방문이 국민께 당당하지 못한 모습이라는 점을 스스로 알고 이를 숨겼고, 뒤늦게 발각되자 앞뒤가 맞지 않는 말로 횡설수설 변명만 늘어놓고 있는 모습이다"라며 "문재인 정부 외교는 ‘전략적 큰 그림의 부재’, ‘북한 일변도의 외교’ 등이 문제로 지적되어왔지만 사실 가장 큰 문제는 상습적으로 국민을 속이려 든다는 점이다"라고 주장했다.

앞서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김 여사가 이집트 순방 당시 비공개로 피라미드를 방문한 것을 두고 야당에서 비판의 목소리가 나오자 "버킷리스트니 어쩌니 호도하며 논란 만들기에 최선을 다한다. 정말 애쓴다"고 반박했다.

탁 비서관은 자신의 페이스북에 "우리는 해외 정상이 국빈 방문했을 때 우리나라의 유적지나 정상 간 친교를 위한 다양한 일정을 제안한다"며 "우리 관광상품의 홍보를 위해서도, 경제적인 효과를 위해서도, 양국 간의 우의를 위해서도 어떻게든 일정을 만들어 내려는 의도가 있다"고 강조했다.



이어 "김 여사의 이집트 피라미드 방문도 같은 맥락이다. 이집트는 애초부터 문 대통령과 김 여사가 함께 피라미드를 방문해 주길 강력히 요청했다"며 "입장을 바꾸어 생각하면 우리 역시 해외 정상이 방문할 때에 우리의 문화유적지나 현장 방문을 늘 요청해왔던 터라 수용하려 했지만, 결국 거절했다"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대통령께서 정상회담 및 K9자주포와 관련한 중요 일정들이 있기도 했지만, 이집트에서의 유적지 방문에 대해 어떤 음해와 곡해가 있을지 뻔히 예상되었기 때문"이라며 "하지만 이집트는 이제껏 국빈방문한 해외 정상 중에 피라미드 일정을 생략한 사례가 없으니 재고를 요청했고, 우리는 고민 끝에 비공개를 전제로 김 여사만 최소인원으로 다녀오는 것으로 합의했다"고 부연했다.

탁 비서관은 "이집트는 국빈방문한 국가원수가 상대국의 문화유적지를 왜 방문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김 여사만 가는 것도 비공개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무척 의아해했다"며 "나는 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없었다"고 전했다.

장영일 국민의힘 선대본부 상근부대변인은 논평을 통해 김 여사의 피라미드 방문을 혹평했다.

장 부대변인은 "혹시나 했는데 역시나였다"며 "외유성 순방이라는 비판이 끊이지 않는 이유"라고 비판했다.

그는 "당시 상황은 철책 월북 사건으로 군 경계가 무너지고, 전투기 추락사고로 젊은 조종사가 순직했으며 북한의 연이은 미사일 발사로 안보 위기가 고조됐던 때"라고 지적했다.

이어 "무엇보다도 당시 코로나 확진자가 4천500명에 달하는 등 오미크론 대유행이 시작되고 있었다"며 "그러나 문 대통령은 국민의 고통을 뒤로 하고 순방을 강행했다"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피라미드 방문 사실이 알려질까 두려워 순방에 동행했던 청와대 직원의 코로나19 확진 사실을 숨긴 것이 아니냐는 의혹까지 나오고 있다"며 "국민이 원하는 것은 청와대의 방탄 해명이 아닌 진정한 사과와 반성"이라고 말했다.

이미나 한경닷컴 기자 helper@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