靑 "피라미드 방문 거절은 외교 결례"…탁현민 "文은 거절"

입력 2022-02-03 16:36
수정 2022-02-03 16:40

문재인 대통령 부인 김정숙 여사의 이집트 피라미드 방문을 두고 '외유 논란'이 제기된 가운데 청와대는 "이집트 측의 정중한 요청을 거절했다면 외교적 결례에 해당된다"고 밝혔다. 탁현민 청와대 의전비서관은 "(문 대통령은) 이집트에서의 유적지 방문에 대해 어떤 음해와 곡해가 있을지 뻔히 예상되었기 때문에 결국 거절했다"고 전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3일 "우리나라를 방문하는 국빈에게 경복궁을 비롯한 문화유적을 관람하자고 했는데 거절을 당하면 어떨까, 역지사지로 생각해보길 바란다"라고 밝혔다.

앞서 김 여사는 지난달 중동 3개국 순방 당시 피라미드를 비공식 방문한 것이 드러났다. 청와대는 김 여사의 피라미드 방문이 이집트 정부 요청에 의한 것으로, 거절 시 외교적 결례라고 설명했다.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영국 여왕께서 안동에 다녀갔다고 우리가 얼마나 자부심을 가졌는지 기억해보면 좋겠다"며 "피라미드 방문은 이집트 문화부 장관이 영접해 가이드까지 함께한 공식 일정이었고 다만 양국협의에 의해 비공개로 한 것"이라고 전했다.

이 관계자는 '이집트 자국 문화 알리기 차원이라면 굳이 비공개로 한 이유가 있냐'는 추가 질문에 "앞서 말씀드린 대로 이집트가 자랑하는 세계적 문화유산을 방문하기를 요청했고 거기에 응한 것"이라며 "공개냐 비공개냐는 양국협의에 의해서 결정된 것"이라고 말했다.

탁 비서관은 그러나 청와대의 설명과는 조금 결이 다른 발언을 내놨다. 탁 비서관은 이날 SNS에 "이집트는 애초부터 대통령과 여사님이 함께 피라미드를 방문해 주길 강력히 요청했다"면서도 "대통령께서는 정상회담 및 K9자주포와 관련한 중요 일정들이 있기도 했지만 이집트에서의 유적지 방문에 대해 어떤 음해와 곡해가 있을지 뻔히 예상되었기 때문에 결국 거절했다"고 전했다. 문화재 방문 거절은 외교적 결례라는 청와대 설명에도 문 대통령은 피라미드 방문을 거절했다는 얘기다.

탁 비서관은 "이집트는 대통령의 피라미드 방문이 성사되지 못한 것을 아쉬워했다. 그러면서 국빈방문한 국가원수가 상대국의 문화유적지를 왜 방문하지 않겠다는 것인지 여사님만 가는 것도, 그것도 비공개해야 한다는 사실에 대해 무척 의아해했다"며 "나는 그들이 이해할 수 있도록 설명할 수 없었다"고 했다. 이 역시 김 여사의 피라미드 방문 비공개를 한국 측이 요청했다는 취지로 해석됐다.

탁 비서관이 '음해와 곡해가 있을 것을 예상해 문 대통령의 경우 방문을 거절했다'고 전한 것과 관련, 청와대 핵심 관계자는 "공개 여부는 말씀드린 대로 이집트와 협의에 의해 결정한 것"이라고 거듭 밝혔다.

야당은 외유 공세에 나섰다. 김근식 전 국민의힘 선거대책본부 정세분석실장은 "김 여사의 버킷리스트를 채우기 위한 졸업 여행이었다"며 "공무원을 몸종처럼 부린 김혜경 씨나 대통령 정상회담을 자신의 버킷리스트 채우는 사적용도로 악용하는 김 여사나 도긴개긴"이라고 비판했다.

조미현 기자 mwis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