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너지값 쇼크…무역적자 사상 최대

입력 2022-02-02 17:38
수정 2022-02-03 00:23
지난달 무역수지 적자가 월간 기준 사상 최대로 집계됐다. 반도체 등 주력 제품 수출은 견조한 증가세를 보였지만 유가 등 원자재 가격이 가파르게 뛴 결과다. 글로벌 인플레이션에다 우크라이나 사태 등으로 국제 원자재 가격 고공행진이 상당 기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되면서 올해 우리 경제에 비상등이 켜졌다는 진단이 나오고 있다.

산업통상자원부가 지난 1일 내놓은 ‘1월 수출입 동향’을 보면 지난달 수출은 553억2000만달러로 전년 동월 대비 15.2% 증가했다. 수출 증가세는 2020년 11월 이후 15개월째, 두 자릿수 증가율은 작년 3월 이후 11개월째 이어졌다. 1월 기준 수출이 500억달러를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수입은 수출을 크게 뛰어넘은 602억1000만달러로 파악됐다. 수입 규모는 지난해 12월(612억달러)에 이어 역대 두번째로 컸다. 이 때문에 무역수지는 48억9000만달러 적자를 기록했다. 이는 1966년 무역 통계를 작성하기 시작한 이후 최대다. 종전 최대 적자는 2008년 1월의 40억4000만달러였다.

2022년 우리 경제가 최악의 출발을 보인 것은 원자재 가격이 급등했기 때문이다. 지난해 1월과 비교하면 두바이유는 배럴당 54.8달러에서 83.2달러로 51.8% 뛰었다. 같은 기간 액화천연가스(LNG)는 337.8%, 석탄은 153.8% 치솟았다. 이로 인해 지난 1월 원유, 가스, 석탄 등 3대 에너지원의 수입 금액은 159억5000만달러로 지난해 1월(68억9000만달러) 대비 90억6000만달러(131.5%) 증가했다.

일각에선 올 한 해 기준 무역수지 적자가 발생할 수 있다는 우려를 내놓고 있다. 무역수지는 2018년 704억달러 흑자에서 지속적으로 줄어 지난해 294억달러에 그쳤다. 우리 경제의 버팀목인 무역수지가 적자로 돌아서면 국가 신용도에 영향을 미치고 외국인 자금이 빠르게 이탈할 수 있다는 경고마저 나오고 있다. 문승욱 산업부 장관은 “무역수지가 이른 시일 안에 흑자로 돌아서도록 관계 부처 및 유관 기관과 함께 노력하겠다”고 말했다.

정의진 기자 justji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