확진자 2만명 넘었지만…위중증 환자 '4분의 1'로 줄었다

입력 2022-02-02 17:27
수정 2022-02-03 00:35
오미크론 변이가 빠르게 세력을 키우면서 코로나19 하루 신규 확진자가 2만 명대로 올라섰다. 지난달 25일 처음으로 1만 명 선을 뚫은 지 1주일 만이다. 이에 비해 위중증 환자는 한 달 새 4분의 1 수준으로 줄어들면서 ‘코로나19 엔데믹(풍토병)’ 예측에 힘을 싣고 있다.


2일 질병관리청에 따르면 전날 전국 17개 시·도에서 2만270명이 코로나19 양성 판정을 받았다. 국내 코로나19 사태가 시작된 후 하루 확진자가 2만 명을 넘어선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이날도 오후 9시까지 1만7920명의 확진자가 집계돼 이틀 연속 2만 명대를 기록할 전망이다.

델타보다 전파력이 2~3배 센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이 된 영향이다. 방역당국에 따르면 지난주(1월 23~29일) 국내 오미크론 검출률은 80%였다. 직전주(50.3%)보다 29.7%포인트 급증했다.

전문가들은 실제 감염 규모는 이보다 더 클 것으로 예측하고 있다. 설 연휴 효과로 검사 건수가 절반 이상 줄어들었다는 점을 감안하면 ‘숨은 확진자’들이 곳곳에 있을 수 있다는 얘기다. 지난달 28일 73만여 건이던 하루 검사 건수는 31일 35만여 건으로 감소했다.

위중증 환자는 5일 연속 200명대를 기록하며 안정세를 보이고 있다. 1일 기준 코로나19로 입원 중인 환자는 278명으로 지난달 1일(1024명)의 4분의 1 수준으로 감소했다. 주간 사망자 역시 1월 첫째주(2~8일) 361명에서 지난주 183명으로 줄었다. 의료계 일각에서 “오미크론이 코로나19 엔데믹의 계기가 될 것”이라는 기대가 나오는 배경이다.

방역당국은 오미크론 특성에 맞춘 새로운 방역시스템을 3일부터 시행한다. 이날부터 유전자증폭(PCR) 검사 대상은 △60세 이상 고령자 △검사가 필요하다는 의사 소견서를 받은 사람 △역학 연관자(밀접접촉자·해외입국자·격리해제 전 검사자) △감염취약시설 관련자 등으로 제한된다. 일반인은 코로나19 증상이 있어도 전문가용 신속항원검사나 자가검사키트에서 양성이 나와야 PCR 검사를 받을 수 있다.

전국 428개 호흡기전담클리닉을 비롯해 동네 병·의원도 코로나19 검사와 진료, 재택치료자 관리에 참여한다. 지난 1일까지 코로나19 진료에 참여하겠다고 희망 의사를 밝힌 병·의원은 1004곳이다. 3일부터 검사, 진료가 가능한 곳은 호흡기전담클리닉 391곳, 일반 동네 병·의원 343곳이다. 방역당국 관계자는 “코로나19 진료 등에 참여하는 동네 병·의원 목록은 3일 보건복지부와 건강보험심사평가원 홈페이지를 통해 먼저 공개할 것”이라고 말했다.

정부는 오는 7일부터 방역패스(접종증명·음성확인제)가 해제된 학원, 독서실·스터디카페 등에 2㎡당 1명 또는 좌석 한 칸 띄어앉기 등 방역수칙을 강화하기로 했다. 백화점, 대형마트도 판촉행위와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된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