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기 차종은 인도까지 1년 이상 걸리는 등 수입차의 인기가 치솟고 있지만, 소비자는 중고 수입차 구매는 꺼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중고차 매매업자에게 수입차를 구입하는 방식에 대한 신뢰도가 낮은 영향이라는 분석이다.
2일 국토교통부에 따르면 지난해 신규 등록 자동차 174만3212대 중 18.0%인 31만3828대가 수입차였다. 수입차 신규 등록 대수와 비중 모두 사상 최대였다. 반도체 공급난이 시작되기 전부터 ‘수입차는 없어서 못 판다’는 말이 나올 정도였다.
수입차의 신뢰도는 구매 방식에 따라 크게 차이가 났다. 한국경제신문과 마크로밀엠브레인이 수입차 운전자 1100명을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신차 구매 및 인증 중고차 구매의 신뢰도는 1년 전보다 높아졌다. 매매업자로부터 차를 사는 일반 중고차 구매의 신뢰도는 낮아졌다.
일반 중고차 구매 방식의 신뢰도를 묻는 질문에는 44.3%가 신뢰하지 않는다고 답했다. 신뢰도가 높다는 답변 비율은 20.8%에 그쳤다. 1년 전과 비교하면 신뢰도가 낮다는 답변 비율은 4.0%포인트 상승했고, 신뢰도가 높다는 답변 비율은 6.8%포인트 하락했다.
신차 구매 및 수입차 브랜드의 인증 중고차 구매에 대한 신뢰도(신뢰도 높음 답변 비율)는 1년 전에 비해 각각 7.6%포인트, 6.1%포인트 상승했다.
수입차 구매 방식의 선호도를 묻는 질문에는 87.8%가 신차 구매를 선택했다. 인증 중고차를 선호한다는 답변은 9.9%였고 일반 중고차를 선택하겠다는 소비자는 2.3%에 그쳤다.
최근 수입차업체들은 인증 중고차 판매에 공을 들이고 있다. 메르세데스벤츠, BMW 등 대형 수입차 브랜드는 물론 포르쉐, 볼보, 재규어, 랜드로버, 마세라티, 페라리, 람보르기니 등 대부분의 브랜드가 자체 인증 중고차 사업을 하고 있다.
하지만 현대자동차와 기아 등 완성차 브랜드는 인증 중고차 사업을 시작하지 못하고 있다. 중고차 매매업은 2019년 중소기업적합업종에서 해제됐지만, 중고차 매매업자들은 생계형 적합업종에 포함시켜야 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중소벤처기업부는 중고차 매매업의 생계형 적합업종 포함 여부 결정을 3년째 미루고 있다. 인증 중고차 사업에 진출하겠다는 의사를 밝힌 국내 완성차업체들은 대통령선거 이후로 예정된 최종 결정을 기다리고 있다.
도병욱 기자 dod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