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양이 비명 지르는데, 바닥에 수차례 내리쳐"…수사 착수

입력 2022-01-31 19:25
수정 2022-01-31 19:27

경남 창원에서 고양이 한 마리가 학대로 살해되는 사건이 발생해 경찰이 수사에 착수했다.

31일 동물보호단체인 '동물권행동 카라'에 따르면 지난 26일 오후 7시 35분에서 8시 사이 창원시 성산구 대방동 한 음식점에서 키우던 고양이 '두부'가 살해됐다. 목격자는 "고양이가 비명을 지르고 있음에도 살해범은 무표정한 얼굴로 고양이를 수차례 바닥에 내리치고 있었다"고 진술한 것으로 확인됐다.

목격자의 고함에 도주한 가해자는 남성으로, 20대∼30대 초반에 키 175∼180㎝로 추정된다. 목격자 진술에 따르면 가해자는 당시 검은 점퍼를 입고 있었으며, 손에 흰 장갑 또는 천을 쥐고 있던 것으로 알려졌다. 카라 관계자는 "고양이 꼬리를 잘 잡기 위해 손에 무언가 감고 있었을 수 있다"며 계획 범행 가능성을 제기했다.

아울러 카라 측은 청와대 국민청원에 글을 올려 "과거 경의선 '자두 사건'과 수법이 유사하다"며 "여전히 바뀌지 않는 동물 학대 현실을 예방하고 강력히 처벌할 수 있는 실질적 대안을 마련해달라"고 촉구했다. 경의선 자두 사건은 2019년 7월 13일 40대 남성이 고양이 자두를 잡아 바닥에 수차례 내던져 살해한 사건이다. 피의자 정모씨는 동물보호법 위반으로 징역 6개월을 선고받고 법정구속된 바 있다.

경찰 관계자는 "목격자가 진술한 인상착의를 토대로 현재 주변 CCTV를 확보해 조사하고 있다"며 "가해자에게 동물보호법 위반 혐의 등이 적용될 수 있다"고 말했다.

김수현 한경닷컴 기자 ksoohy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