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민족 최대 명절' 설날이 다가왔다. 코로나19 대유행은 여전히 '진행 중'이지만, 지난 2년간 뵙지 못한 부모님을 찾기 위해 귀성길에 오르는 사람들이 많다.
가족들과 명절 분위기를 즐기다 보면 늦은 시각까지 많은 양의 음식을 먹게 된다. 연휴 기간 갑작스러운 복통, 소화불량으로 인해 응급실을 찾는 사람들이 많아지는 이유다. 전문가들은 평소 기능성 소화불량, 과민성장증후군 등을 앓고 있다면 연휴 기간에도 식습관이 흐트러지지 않아야 한다고 조언한다. 식사 후 속 쓰리고 통증 생기는 '소화불량'소화불량과 급체는 명절 때마다 찾아오는 '단골 손님'이다. 평소 식사량보다 많은 양을 먹으면 음식을 분쇄하고 이동시키는 소화 운동기능이 떨어진다. 복부 팽만감, 윗배 통증, 속 쓰림 등이 소화불량의 대표적 증상이다. 가슴이 답답하고 머리가 아프거나, 배가 꼬이는 듯한 증상을 호소하는 사람도 있다. 위산과 소화효소 분비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으면서 복부 팽만감이 심해져 복통으로 이어지기도 한다.
식사량뿐 아니라 식사시간도 소화기 영향을 미친다. 늦은 시각까지 야식을 먹으면 생체리듬을 조절하는 호르몬인 '멜라토닌' 분비가 줄어든다. 이렇게 되면 숙면을 방해하고, 소화 기능에 더 문제를 일으키게 된다.
특히 기름에 튀기거나 굽는 명절 음식은 소화불량을 일으키는 '주범'이다. 전, 잡채 등 기름이 많은 음식은 일반식에 비해 소화에 더 많은 시간이 필요하다. 여기에 겨울철엔 활동량 부족으로 인해 소화기관 혈류량이 감소하면서 소화기능이 떨어지기 십상이다. 위, 식도로 음식이 역류할 가능성도 커진다. 만성 소화불량 환자는 전, 잡채도 조심평소에 만성 기능성 위장장애를 앓고 있다면 연휴 기간에 주의할 필요가 있다. 기능성 위장장애는 상복부에 주로 증상이 나타나는 '기능성 소화불량', 하부 위장관에 통증이 생기는 '과민성장증후군'으로 나뉜다. 특히 기능성 소화불량은 전 국민의 약 46%가 앓고 있을 만큼 흔한 질환이다.
김연지 노원을지대병원 소화기내과 교수는 "평소 만성 기능성 소화불량이 있는 환자의 80%는 기름진 음식을 섭취 후 팽만감, 복통 증상을 호소하기 때문에 더욱 주의해야 한다"며 "장시간 운전 시에도 카페인 음료, 탄산음료, 과자를 먹기보다 간단한 스트레칭이나 껌 씹기 등으로 대체하는 것이 좋다"고 말했다.
박재석 양지병원 소화기병원장은 "소화기질환 예방을 위해서라도 명절 연휴에도 일일 적정 칼로리 섭취량(남성 2500kcal·여성 2000kcal)를 꼭 지키고, 굽거나 튀기는 요리보다는 삶고 찌는 조리법을 통해 음식을 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선아 기자 sun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