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인은 생긴게 홍역 환자 같아" 뉴욕서 또 혐오범죄

입력 2022-01-28 18:34
수정 2022-01-29 12:56

미국 뉴욕에서 또 아시아계 혐오범죄가 발생해 우려가 점점 커지고 있다. 가해자는 피해자를 향해 "중국인은 생긴게 맘에 안 든다"는 말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27일(현지시간) ABC뉴스는 미국 뉴욕주 뉴욕시 브루클린에서 60대 베트남계 여성이 폭행 피해를 봤다고 보도했다.

베트남계 미국인 호아 응우옌(67)은 일주일 전 집 앞 식료품점에 가다 '묻지마 폭행'을 당했다. 길 한복판에서 달려든 괴한은 그를 마구잡이로 폭행했다. 그의 머리채를 잡고 여러 차례 주먹을 내려쳤다.

해당 피해자는 “집에서 나온 지 채 5분도 안 됐을 때였다. 갑자기 나타난 괴한이 소리를 지르며 욕을 하더니 다짜고짜 주먹을 휘둘렀다”고 밝혔다. 놀란 피해자는 가족과 경찰에 도움을 청했다. 얼마 후 가해자는 현장 근처에서 경찰에 붙잡혔다.

피해자는 1981년 남편과 함께 어린 아들을 데리고 미국으로 건너갔다. 단돈 1달러를 들고 미국에 정착한 지도 벌써 40년이 지났다.

붙잡힌 가해자는 머셀 잭슨(51)이라는 노숙자였다. 그는 경찰 조사에서 자신이 노인을 때렸다고 범행을 인정했다. 가해자는 진술 도중 "나는 중국인들의 생긴 게 마음에 안 든다. 꼭 홍역 환자 같다”고 말한 것으로 알려졌다. 또한 “중국인들이 날 쳐다보면 짜증 난다”고 범행 이유를 밝혔다.

이같은 황당한 인종차별적 동기에 의한 혐오 범죄로 피해자는 머리와 목, 가슴 통증에 시달리고 있다. 피해자는 “우리도 인간이다. 같은 인간의 피가 흐르는데 피부색이 다른 건 어쩔 수 없지 않으냐”며 속상해하고 있다. 다만 피해자는 “가해자를 용서한다”고 밝혔다. 그는 “가해자가 내게 미안한 마음을 가지고 있지 않아도 나는 그를 용서한다. 그가 감옥에 가지 않았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이어 피해자는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전보다 훨씬 더 많은 위협에 직면한 아시아계 미국인에게 조언을 건넸다. 그는 “혐오의 상처를 평생 안고 갈 순 없다. 그냥 흘려보내라”라고 조언했다.

미국 경찰에 따르면 뉴욕시에서 아시아계를 대상으로 한 증오범죄는 2020년 28건에서 지난해 131건으로 늘었다. 지난 15일 뉴욕시 타임스스퀘어의 지하철역에서는 정신이상 노숙자가 중국계 미국인 여성을 밀어 살해하는 사건도 있었다.

장지민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