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용석 변호사는 이재명 더불어민주당 대선 후보가 건질 사진이 없어 문재인 대통령 광주 유세 당시 사진을 합성했다고 비판했지만, 이는 사실이 아닌 것으로 밝혀졌다.
강 변호사는 28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이 후보가 광주에서조차 건질 사진이 없어서 5년전 문 대통령의 사진을 가져다 썼다"며 "안습('안구에 습기가 차다'의 줄임말로 슬프거나 안타까워서 눈물이 나는 상황을 의미)이다"라고 적었다.
강 변호사가 공개한 '이재명 후보, 시민과 함께 광주 우다방에서 보장께'라는 제목의 유튜브용 영상의 썸네일에는 구름인파가 이 후보를 둘러싼 모습이 담겼다. 강 변호사는 이 사진 원본이 이 후보가 아닌 문재인 대통령이 지난 2017년 대선을 앞두고 광주를 방문했을 당시의 유세현장 사진이라고 공개하며 이 후보 유세현장에 인파가 몰리지 않았음을 우회적으로 저격했다.
강 변호사는 앞선 게시물에서도 "그래도 광주(유세)인데 대선 후보라면 백만은 안돼도 적어도 만명은 모여야 하는 것 아닌가"라며 "이정도면 천명, 아니 300명쯤 될까"라고 적은 인원이 모였음을 강조했다.
하지만 그가 비판한 문 대통령 광주 유세현장과 합성한 썸네일은 민주당이 아닌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의 배우자 김건희 씨의 7시간 녹취록을 공개한 유튜브채널 '서울의소리'에서 작업한 것으로 확인됐다. 이 후보 측이 의도적으로 많은 인파가 몰렸던 문 대통령의 광주 유세 사진을 합성했다는 강 변호사의 주장은 사실이 아니었던 것.
앞서 문 대통령은 지난 대선을 앞두고 두 차례에 걸쳐 충장로우체국을 찾았다. 당시 문 대통령이 벌였던 유세에 수많은 인파가 몰렸고, 호남에서 압도적인 득표율을 기록하며 대선에 승리했다.
'서울의소리'는 김건희 녹취록 공개에 이어 유세현장 사진 합성으로 민주당의 'X맨' 역할을 톡톡히 하게 됐다. '서울의소리' 이 모 촬영기사는 자신이 김 씨와 통화한 내용을 MBC에 제공해 '스트레이트'를 통해 전파를 타게 했다. 민주당 인사들은 '스트레이트' 본방사수 운동까지 벌이며 해당 녹취록이 정치권에 불러 일으킬 파장에 기대감을 가졌으나 윤 후보 지지율은 타격을 받지 않고 오히려 호감도를 높이는데 일조했다는 평가가 나왔다.
민주연구원장을 맡고 있는 노웅래 민주당 의원은 '김건희씨 녹취록 공개' 뒤 지지율 추이에 대해 "우리가 예상했던 것과 많이 다르다"며 "우리가 예상할 때는 녹취내용이 나오면 윤석열 후보 지지율에 마이너스 요인으로 작용하지 않을까 예상을 했다"고 했다.
노 의원은 25일 MBC라디오 '김종배의 시선집중'에 출연해 "녹취록 내용을 들여다보면 이건 최순실보다도 더 할 수도 있겠다, 더 독할 수도 있겠다는 면이 있는 건데 그런 면이 작동이 안 되고 플러스요인이 작동돼서 황당하다"며 "심각한 문제인데 플러스요인이 작동한다는 것을 이해할 수도 없고 이렇게 가면 안 된다고 생각한다"고 했다.
한편 이 후보는 지난 27일 이낙연 전 민주당 대표와 광주 충장로우체국을 방문해 광주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그는 충장로우체국에서 즉석연설을 통해 "광주를 믿고 국민을 믿고 원래 걸어왔던 길을 따라 쭉 그대로 가면 여러분이 목표에 이르게 해주실 건가"라며 "여러분이 희망이다"라고 말했다.
이 전 대표도 "제가 못난 탓에 여러분께서 부족한 저에게 걸었던 기대에 부응하지 못했다. 그러나 시민 여러분, 오늘 이 후보를 뜨겁게 품어주셔서 감사하다"며 "이번에 민주당이 한 번 더 국정을 책임질 수 있도록 선택해주길 바란다"고 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