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28일 10:25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유가증권시장 상장을 위해 진행한 수요예측에서 흥행에 실패하며 상장을 철회하기로 했다. 최근 국내 주식시장 변동성이 커진데다 광주 아파트 붕괴사고로 건설산업 전반에 대한 투자심리가 악화된 상황이 영향을 미쳤다.
28일 현대엔지니어링은 공동 대표주관회사 등과의 논의 하에 잔여 일정을 취소하고 철회신고서를 제출했다고 공시했다. 현대엔지니어링 측은 "회사의 가치를 적절히 평가 받기 어려운 측면 등 제반 여건을 고려했다"면서 "수요예측에 참여한 기관투자자에게 주식을 배정하지 아니한 상태이며, 일반투자자에게도 청약을 실시하기 이전이므로 투자자 보호상 문제가 없다"고 설명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25일부터 26일까지 진행한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에서 두자릿수의 경쟁률을 기록한 것으로 알려진다. 지난해 대어급 공모주 중 가장 낮은 수요예측 경쟁률을 기록한 크래프톤의 243대1보다 낮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전체 공모 주식의 75%인 1200만주를 대상으로 기관들의 주문을 받았다. 희망공모가격(5만7900~7만5700원)의 하단인 5만7900원 기준 6948억원 규모이다.
IB업계 관계자는 "수요예측 첫날인 25일에는 공모가 상단을 제시한 기관들도 일부 있었지만 이튿날 대부분 참여를 취소했다"면서 "코스피 지수가 2700선 아래로 급락하면서 증시가 요동친 영향이 크다"고 전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이 상장을 철회하면서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을 포함한 특수 관계인들의 구주 매출도 미뤄지게 됐다. 현대엔지니어링의 2대주주인 정의선 회장과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은 상장 과정에서 보유지분을 매각해 최대 5000억원을 조달할 예정이었다.
지난해에도 SK루브리컨츠와 현대오일뱅크 등이 수요예측에 실패하며 상장을 철회한 적이 있다.
윤아영 기자 youngmone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