증권가가 28일 네이버의 목표주가를 잇따라 하향했다. 금리 인상과 양적 긴축(QT) 등으로 전세계적으로 성장주 기업가치(밸류에이션) 프리미엄이 축소됐다는 게 이유다.
이날 네이버에 대해 리포트를 발간한 증권사 7곳 가운데 NH투자증권을 제외한 6곳이 목표주가를 내렸다. 이들 증권사는 이베스트투자증권(41만원)과 삼성증권(42만원), 한국투자증권·DB금융투자(45만원), 유안타증권(50만원), 메리츠증권(55만원) 순으로 낮은 가격을 제시했다. 네이버의 전날 주가가 30만3000원이었다.
금리 인상 우려에 따른 글로벌 비교군의 밸류에이션 하락을 반영했다는 의견이 지배적이다.
오동환 삼성증권 연구원은 "국내 정부 규제와 글로벌 금리 인상 우려가 지속되고 있는 만큼 단기적 주가 약세 가능성에 유의할 필요가 있다"며 "다만 1분기부터는 신사업 매출의 성장에 기반한 안정적인 이익 증가가 예상된다"고 말했다.
성종화 이베스트투자증권 연구원도 "목표주가 하향은 실적 전망치를 내린 데 따른 게 아니라 적용 멀티플 하향에 의한 것"이라며 "플랫폼 랠리는 단기 일단락된 상황이고 올해 실적흐름도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소한 프리미엄이 재확대되기는 어려운 상황"이라며 "플랫폼 비즈니스 관련 에너지 축적과 새로운 모멘텀 확보까지는 긴 호흡 접근이 현실적"이라고 덧붙였다.
쿠팡의 주가 하락에 따라 네이버 주가를 조정했다는 의견도 나왔다.
정호윤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최근 쿠팡 주가 하락으로 커머스 사업부에 적용하던 총거래액(GMV) 기준 멀티플을 1배에서 0.8배로 낮췄기 때문에 목표가를 16.7% 하향한다"며 "국내 전자상거래 시장에 대한 성장 둔화 우려에 커머스 사업에 대한 비용 부담을 감안했다"고 설명했다.
다만 증권가는 네이버의 주가가 올 3월 대통령 선거를 기점으로 반등 기회를 모색할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김동희 메리츠증권 연구원은 "올해도 국내 쇼핑과 페이의 지속 성장, 글로벌 메타버스, 재페토 재평가, 일본 스마트스토어 등의 글로벌 성장 포트폴리오가 본격화될 전망"이라며 "규제 불확실성이 해소되는 3월 대선 이후 본격 반등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했다.
유안타증권 연구원은 "라인을 중심으로 블록체인과 가상자산, 대체불가토큰 플랫폼이 안정적으로 구축돼 향후 라인과 소프트뱅크, 야후재팬 등에서 글로벌 확장 일로에 있다"라며 "실적 상승은 물론 밸류에이션 멀티플도 재상승할 가능성이 높아 최근 회사의 주가 하락은 좋은 매수 기회가 될 것으로 판단된다"고 밝혔다.
신민경 한경닷컴 기자 radi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