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약품이 지난해 코로나19 팬데믹 속에서도 시장 예상치를 웃도는 실적을 거뒀다. 고혈압 치료제인 ‘아모잘탄’ 제품군을 중심으로 처방의약품이 탄탄한 성장세를 보인 덕분이다. 중국 현지법인인 베이징한미약품도 이익이 1년 새 3배 가까이 늘었다.
한미약품은 지난해 연결 기준 매출 1조2061억원, 영업이익 1274억원을 거뒀다고 27일 밝혔다. 매출은 전년 대비 12.1% 늘었고, 영업이익은 160.1% 급증했다. 시장 예측치인 매출 1조1500억원, 영업이익 1140억원을 뛰어넘는 실적이다. 순이익은 811억원을 거둬들이며 전년(173억원)보다 368.9% 증가했다.
일등공신은 고혈압 치료제인 ‘아모잘탄 패밀리’의 판매 호조다. 아모잘탄 제품군은 아모잘탄, 아모잘탄플러스, 아모잘탄큐, 아모잘탄엑스큐 등 4종으로 구성돼 있다. 지난해 아모잘탄 패밀리는 1년 전(1199억원)보다 4.6% 늘어난 1254억원어치 처방이 이뤄졌다. 이로써 2009년 6월 출시 이후 아모잘탄 패밀리 누적 매출(1조9억원)이 1조원을 넘어섰다. 아모잘탄 외에 고지혈증 복합제 ‘로수젯’의 지난해 매출은 1년 새 17.4% 증가하며 1232억원으로 늘었다. 한미약품 관계자는 “연 매출 100억원이 넘는 18개 의약품이 고르게 성장했다”고 했다.
한미약품 중국 법인인 베이징한미약품도 매출 2887억원, 영업이익 669억원을 올렸다. 전년에 비해 매출은 41.9%, 영업이익은 185.9% 늘었다. 기침가래약 ‘이탄징’ 등 현지 주력 제품 처방이 늘면서다. 지난해 이탄징 매출은 약 1000억원으로 집계됐다. 베이징한미약품은 이탄징 같은 시럽제 의약품 판매가 급증하자 현지 최대 규모로 시럽제 생산라인을 증설했다. 연간 최대 2억2500만 병을 생산할 수 있는 규모다.
우종수 한미약품 사장은 “자체 개발한 제품으로 얻은 이익을 연구개발(R&D)에 집중 투자하겠다”고 했다.
한재영 기자 jyh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