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이 옵티머스펀드 불완전판매 의혹에 대해 반박했다. 투자제안서에 입각해 투자 권유를 한 것이 불완전판매가 될 수는 없다는 것이다.
정영채 NH투자증권 사장은 27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NH투자증권은 펀드 판매에서 부당 권유 행위를 하지 않았다고 주장하고 있다"며 "펀드 판매사는 투자제안서에 입각해 투자 권유를 했고, 이에 벗어난 설명을 한 적이 없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투자제안서에서 벗어난 설명을 했다면 그게 '불완전판매'가 되는 것이라고도 했다.
금융위원회가 옵티머스 펀드 불완전판매 의혹과 관련해 NH투자증권 기관제재 및 직원 징계수위를 심의하고 있는 것에 대한 의견을 표명한 것으로 해석된다. 옵티머스 사태는 김재현 전 옵티머스운용 대표 등이 2018년 4월부터 2020년 6월까지 1조3500억여원을 투자금으로 받아 부실채권 인수, 펀드 돌려막기 등에 유용한 사건이다. 당시 옵티머스자산운용이 만든 투자제안서에는 공공기관 확정매출채권에 95% 이상 투자한다고 명시돼 있었다. 실제로는 편입 자산의 98%를 비상장기업이 발행한 사모사채에 투자한 것으로 드러났다.
정 사장은 이어 "펀드 판매사는 운용사의 운용 전략, 상세한 방침이 들어 있는 투자 제안서 범위 내에서 설명해야 한다는 것이 지금까지 감독당국이 제시한 제재의 기준"이라며 "투자제안서의 내용이 확정적 상황이 아니라고 한다면 판매사는 무엇을 가지고 고객들에게 설명을 해야 하는가. 아무리 생각해봐도 고객들에게 설명할 수 있는 판단 기준을 모르겠으니 답을 달라"고 반문했다.
옵티머스 사태의 원인은 불완전판매가 아니라 시스템 붕괴에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정 사장은 "나는 펀드라는 상품이 자본시장에서 가장 멋진 상품이라고 생각한다"며 "판매사가 망해도 투자자의 자산은 수탁은행에 보관되어 있기에 안전하고, 운용사가 망해도 마찬가지"라고 설명했다. 판매사는 투자 제안서에 입각해 투자 권유를 하고, 운용사는 투자제안서에 입각해 운용 지시를 한다. 수탁은행은 운용사의 지시에 따라 투자 방침 범위 내에서 자금 운용을 한다. 사무관리회사는 실제 운용된 내역을 자산명세서에 기재해 투자자들이 요구할 때 제공한다. "그렇지만 이들이 각자 역할을 하지 않으면 사고가 발생한다. 옵티머스는 여기에 사기, 방조, 협조 등이 더해졌다"고 지적했다.
NH투자증권은 지난해 금융감독원 분쟁조정위원회 권고에 따라 옵티머스 펀드 일반투자자들에게 투자원금 전액을 지급했다. 펀드 투자자들로부터 수익증권과 여기에 딸려 있는 각종 권리를 사들인 NH투자증권은 이 권리를 근거로 공동 책임이 있다고 판단하는 하나은행(수탁은행)과 한국예탁결제원(사무관리회사)을 상대로 손해배상 및 구상금 청구 소송을 진행 중이다. 정 사장은 "손익의 문제를 떠나 고객에 대한 신뢰와 시장에 대한 분명한 입장을 밝히기 위한 것"이라고 강조해왔다.
한편 과거 라임자산운용 펀드를 판매했다가 투자자들에게 원금 100%를 지급한 바 있는 미래에셋증권도 당시 라임운용과 PBS(프라임브로커리지서비스) 계약을 맺은 신한금융투자 등을 상대로 손해배상 청구와 함께 구상권 행사를 위한 소송을 냈다. 고재연 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