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낙연 전 더불어민주당 대표를 대선 경선에서 도왔던 의원 32명이 "갈등을 접어두고 이재명 대선 후보를 중심으로 단결하자"고 호소했다.
이 전 대표 경선 캠프의 공동선대위원장을 맡았던 홍영표, 설훈 의원 등은 26일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4기 민주정부 수립이라는 절대 목표 앞에 당내 갈등과 앙금은 접어둬야 한다"며 "간절한 마음으로 하나가 되어 반드시 승리하자"고 말했다.
이들은 "이재명의 검증된 리더십이 필요한 비상 상황"이라며 "리더십을 연습하고 실험해야 하는 어처구니없는 경우를 맞아서는 곤란하다. 내세울 거라고는 27년의 검사 경력밖에 없는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 후보가 대통령이 된다면 대한민국은 여지없이 그런 상황에 처할 것"이라고 주장했다.
그러면서 "무엇보다 통합의 정치 리더십이 필요하지만, 현실은 갈등의 해결은커녕 대결 정치, 양극화 정치의 수렁에 빠져 있다"면서 "개헌과 선거법 개정 등 과감한 결단으로 대통령과 국회의 권력을 개혁해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어 "이번 대선은 대한민국이 미래로 나아가느냐 과거로 되돌아가느냐를 판가름할 것"이라며 "미중 패권 경쟁과 북한 핵개발로 평화와 공존, 균형의 외교 안보적 지혜가 요구되고 코로나 위기 극복, 탄소중립 에너지 사회로의 전환을 요구받고 있다"고 설명했다.
끝으로 "연대, 조화와 균형으로 높은 사회적 신뢰와 통합이 꽃피는 대한민국을 만들어야 한다"며 "모두 하나 돼 승리하자"고 덧붙였다.
민주당 내부에서는 이 후보 지지자와 이 전 대표를 지지하는 당원들 사이의 갈등에 관한 우려가 꾸준히 제기됐다. 이 전 대표가 이 후보의 '매타버스(매주 타는 민생버스)' 일정에 동행하는 등 '원팀'으로서의 움직임을 보였지만, 지지자들의 갈등이 쉽사리 가라앉지 않지 않았기 때문이다.
최근에는 '586 용퇴론'이 불거지면서 당내 신구 갈등으로 비화하는 조짐도 나타났다. 김종민 의원은 정치 쇄신을 요구하며 '586 용퇴론'을 주장했지만, 이날 "586 용퇴론이라기보다는 낡은 기득권 제도를 용퇴시켜야 한다는 뜻"이라며 한 발 뒤로 물러섰다. 이를 두고 김우영 민주당 선대위 대변인은 "이런 걸 요설이라고 한다. 행동하지 않는 구두선의 정치는 배반형"이라고 꼬집었다.
김대영 한경닷컴 기자 bigzer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