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찬희 삼성준법위원장 "지배구조 꼭 해결…이재용 곧 만날 것"

입력 2022-01-26 15:41
수정 2022-01-26 15:42

이찬희 삼성 준법감시위원회 신임 위원장은 26일 "지배구조 개선 문제는 삼성이 도약하기 위해 반드시 해결해야 할 과제"라고 말했다. 인권 경영과 공정 경영,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등 3대 과제를 중심으로 위원회 활동을 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다음달 5일 공식 임기를 시작하는 이 신임 위원장은 이날 서울 강남구 법무법인 율촌에서 기자간담회를 열어 이같이 밝혔다. 그는 "환경·사회·지배구조와 같은 비재무적 요소에 중점을 두는 ESG 경영이 중요하게 제기되고 있다. 그중에서도 삼성과 관련해 가장 큰 관심은 지배구조 개선일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얽히고설킨 매듭은 일반적으로 묶는 것보다 푸는 데 시간이 더 걸리는 법"이라면서 "취약한 기반 위에 계속해 쌓아 올린 구조물의 경우 밑동 하나를 잘못 건드리면 전체가 무너질 수 있다"고 했다.

그러면서 "삼성이 국내를 넘어 최고의 기업이 되는 것을 추구한다면 지배구조 개선은 반드시 이뤄져야 할 것"이라며 "지배구조 개선은 거시적 관점에서 신중하게 추진해야 하고, 구체적 방식은 외부 전문가 조언과 내부 구성원 의견을 경청해 합리적 해결책을 제시하겠다"고 덧붙였다.

이 신임 위원장은 2기 준법위의 중심 추진 과제로 ▲인권 우선 준법경영 확립 ▲공정하고 투명한 준법경영 정착 ▲지배구조 개선을 통한 ESG 경영 실현 등 3가지를 꼽았다.

그는 "삼성 관계사들로부터 준법위 활동에 대한 완전한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받았다"며 "2기 준법위는 최고경영진을 비롯한 삼성 내부의 절대적인 신뢰를 바탕으로 준법경영 문화 정착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이재용 삼성전자 부회장을 만났느냐는 질의에는 "위원회 구성과 관련해 완전한 독립성과 자율성을 보장받기 위해 사전에 안 만났다. 취임하면 빠르게 만나 준법위 활동에 대한 자세한 의견을 교환할 예정"이라고 답했다.

2기 준법위원회 위원 명단도 이날 공개됐다. 1기 위원 중 김우진 서울대 경영대학 교수와 성인희 삼성 사회공헌업무총괄 사장은 연임하고, 임기가 남은 원숙연 이화여대 행정학과 교수도 남게 된다. 이 위원장은 "위원장을 제외한 남녀 위원의 비율과 연임·신임 위원의 비율을 동일하게 구성했다. 독립성과 자율성을 위해 회사 내부 위원은 1기처럼 1명만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신규 위원으로는 경제범죄 수사가 전문이었던 권익환 전 서울남부지검 검사장, 경찰대 출신 여성 총경 1호인 윤성혜 전 경기 하남경찰서장, 언론인 출신인 홍은주 한양사이버대 경제금융학과 교수를 추천했다. 임기가 남은 원 교수를 제외한 5명은 이날부터 28일까지 7개 협약사의 이사회 승인을 거쳐 최종 위촉된다.


이 위원장은 2기 위원회를 회사 내·외부의 다양한 의견을 경청하고 소통하는 위원회로 운영하겠다고 강조했다. 그는 "내부 구성원의 자존심을 상하게 하거나 강압적인 방식의 개혁은 결코 성공할 수 없다"며 "수직적 관계가 아닌 수평적 협력관계에서 긴밀히 소통하고, 다양한 외부의 의견을 경청하겠다"고 덧붙였다.

그는 "준법감시위원회는 삼성으로부터, 삼성은 정치권력을 비롯한 부당한 내외의 압박으로부터 독립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하다"며 "삼성의 준법경영이 대한민국의 모든 기업의 롤모델이 되도록 하겠다"고 강조했다.

이 신임 위원장은 지난해 12월 초대 위원장인 김지형 전 대법관의 임기가 끝나면서 후임자로 선임됐다. 제50대 대한변호사협회 회장과 제 94대 서울 지방변호사회 회장을 역임했으며, 현재 연세대학교 법무대학원 특임교수 등을 맡고 있다. 임기는 다음달 5일부터 2년이다.

강경주 한경닷컴 기자 qurasoh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