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속인 논란에 휩싸인 윤석열 국민의힘 대선후보가 과거 검찰총장 후보 시절 부인 김건희 씨와 함께 유명 역술인을 찾아 "이번에 (총장 임명을) 사양하면 다음에 또 그런 기회가 오겠나"라고 질문했다는 의혹이 제기됐다. 또한 조국 전 법무부 장관이 차기 대통령이 될 수 있을지 물었다는 주장도 나왔다.
26일 JTBC 보도에 따르면 윤 후보는 2019년 2월 17일 서울중앙지검장 재직 시절 서울의 한 호텔에서 유명 역술인 서대원 씨를 만났다. 당시 만남은 김 씨가 서 씨에게 "제 남편을 한번 만나 달라"는 요청으로 이뤄진 것으로 알려졌다.
서 씨는 "(김 씨가) 내 강의를 듣고는 상당히 호응도가 있었는지, 남편을 만나서 당시 남편이 총장이 될 것인가? 검찰총장이 될 후보인가? 그게 굉장히 궁금했을 것"이라고 말했다.
서 씨는 "(윤 후보를) 딱 보는 순간 '아 이 사람이 총장이 되겠구나'라는 걸 느꼈다. 총장이 될 수 있는 확실한 기운을 갖고 있다"며 "그런데 (윤 후보가) 나 보고 하는 이야기가 '나는 지금 기수가 좀 뒤로 있어서 이번에 내가 사양하면 다음에 또 그런 기회가 오겠나'라고 물었다"고 했다.
이어 "저는 '오지 않는다'라고 대답했고, 그렇게 말하니 (윤 후보가) '알았다'라고 했다"며 "나는 그분에게 대선을 나가라든지, 대통령이 되라든지 이런 소리는 전혀 한 일이 없고 단지 총장이 될 것이란 이야기는 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윤 후보는 서 씨와 만난 뒤 4개월 뒤인 같은 해 6월 17일, 문재인 대통령으로부터 검찰총장으로 지명됐다.
이후 김 씨는 서 씨에게 또 한차례 전화를 걸었다. 조 전 장관이 다음 대통령이 될 것 같은지 물은 것이다. 서 씨는 당시 통화에서 수화기 너머로 윤 후보의 목소리가 또렷이 들려왔다면서 해당 질문은 윤 후보가 김 씨에게 시킨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를 통해 서 씨는 윤 후보가 예전부터 대권에 뜻이 있었던 것 같다고 추측했다.
서 씨는 "김 씨는 조국에 대한 걸 좋게 말했을지도 모르는데, (윤 후보는) 굉장히 (조 전 장관을) 싫어했다"며 "왜냐하면 저 사람이 대권의 생각은 옛날부터 있었던 것 같다"고 했다.
윤 후보 측 관계자는 한경닷컴에 "내용을 파악하고 있다"며 "확인해보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홍민성 한경닷컴 기자 m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