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도네시아의 한 지방행정 수장이 자택에 '사설 감옥'을 만들어 20여명을 가둬놓고 강제 노역을 시킨 것으로 드러나 충격을 주고 있다.
25일 일간 콤파스 등은 반부패위원회(KPK) 조사관들이 전날 수마트라섬 메단시 인근 랑캇군 군수 떼르빗의 자택에서 사설 감옥을 발견하고, 경찰과 공조해 27명을 구조했다고 보도했다.
보도에 따르면 떼르빗 군수는 뇌물수수 혐의로 지난 19일 체포돼 구속 수사를 받고 있으며, 사설 감옥은 떼르빗 군수 자택 압수수색 과정에서 발견됐다.
쇠창살로 만들어진 두 개의 방에 갇힌 사람들의 열악한 모습이 공개되자 지역 사회가 발칵 뒤집혔다고 콤파스는 전했다.
떼르빗 군수는 마약 중독자들을 재활시킨다는 명목으로 2012년부터 사설 감옥을 만들어 40여명을 수용했다고 자백했다.
감옥에 갇혀 있던 이들은 "오전 8시부터 오후 6시까지 10시간 동안 군수 소유의 팜농장 강제 노역에 동원됐다"면서 "임금도 없이 밥은 하루 두 끼만 제공됐고, 때로 멍이 들때까지 두들겨 맞았다"고 진술했다.
경찰은 이들을 복지시설로 옮기고, 이들이 실제 마약 사건과 연관이 있는지 마약전담팀을 포함해 합동 조사에 나섰다.
경찰은 이번 사건을 '현대판 노예 사건'으로 보고, 인신매매와 감금, 인권침해, 고문 등의 혐의를 적용할 것인지에 주안점을 두고 있다.
한편, 떼르빗 군수는 랑캇군에 다량의 토지와 메단시에 빌딩, 차량 8대, 현금 등 총 851억5000만루피아(약 71억원) 상당의 재산을 소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보배 한경닷컴 객원기자 newsinf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