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기사는 01월 25일 12:27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유가증권시장 상장으로 조달한 자금으로 2025년까지 에너지 전환과 친환경 사업에 1조5000억원을 투자할 계획입니다."
김창학 현대엔지니어링 대표이사(사진)는 25일 기업공개(IPO) 기자간담회를 열고 "폐플라스틱 자원화와 이산화탄소 자원화 사업 등을 회사의 3대 핵심축으로 키우겠다"며 이렇게 말했다.
기존 주력 사업이던 건축과 플랜트 사업의 변동성을 최소화하기 위해 에너지 중심의 친환경 사업을 신성장동력으로 키우겠다는 전략이다. 이를 통해 현대차그룹의 에너지 전담회사로 거듭난다는 목표다.
김 대표는 "폐플라스틱 사업에 5300억원, 이산화탄소 자원화 사업에 3500억원 등을 투입할 것"이라며 "2025년에는 신사업의 매출 기여도가 전체 매출 대비 10% 수준까지 증가하는 것이 목표"라고 말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에너지 전환 분야에서 △폐플라스틱 자원화 △암모니아 수소화 △초소형원자로 △자체 전력 생산사업 등 3개 사업을 추진하고 있다. 친환경 분야에서는 △CO2 자원화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
이를 위해 사업권 인수와 인수합병(M&A)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있다. 김 대표는 "최근 초소형모듈원자로(MMR)의 핵심 기술을 보유한 미국 USNC에 지분을 투자했고 MMR 사업에 대한 EPC 독점권을 확보했다"며 "2025년 캐나다에서 플랜트 운영을 개시할 예정"이라고 소개했다.
이어 "친환경 사업 분야에서 회사 인수를 통한 사업권 인수 등 다양한 방식으로 투자를 검토하고 있다"며 "폐기물처리 분야도 투자 적정성을 검토한 후 필요하다고 판단되면 M&A를 추진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폐기물 소각 및 매립 사업은 경기 변동에 따른 영향이 적고 설비를 갖추고 나면 안정적인 수익을 낼 수 있는 사업으로 꼽힌다. 현대엔지니어링은 소각장 및 매립장 투자과 개발을 추진하고 폐플라스틱 활용 수소 생산 사업과 연계해 시너지를 낸다는 계획이다.
회사 측은 현대차그룹 계열사의 자체 전력생산을 위한 LNG 및 신재생 발전소 운영과 발전소 EPC사업도 계획하고 있다. 각종 산업 플랜트에서 발생되는 이산화탄소(CO2)를 포집해 고순도 수소나 전기, 고부가가치의 탄산염으로 전환시킬 수 있는 기술력도 확보했다. 앞서 주식회사 지티에 전략적으로 투자해 기술 이용 권리를 선점했다.
김 대표는 "이산화탄소 자원화 플랜트는 컨테이너 형태의 단순한 디자인을 적용해 규모를 쉽게 확장시킬 수 있다는 장점이 있어 시장성이 있다"며 "올해 사업의 표준화 및 상업화에 노력을 기울여 현대제철의 플랜트와 수소 생산 플랜트에 적용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기존 주력 사업인 건축과 플랜트 분야에서는 올해도 좋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된다. 지난해 도시정비 사업에서 2조4000여억원의 수주를 달성했으며 지난해 3분기 기준 수주 잔고는 27조 8000억원 규모다. 2014년 건축사업을 시작한 이후 7년 만인 지난해 국내 시공능력평가 6위를 달성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현대차 신사옥 글로벌 비즈니스센터 건설 등 대형 프로젝트도 수행하고 있다. 완공 시 운영도 맡게 될 전망이다.
김 대표는 "대선 이후 도시정비발주물량이 증가하고 정비사업규제 완화 정책이 나올 것으로 예상된다"며 "부동산 가치 상승에 힘입어 리모델링 발주 물량도 늘어나면서 수주 규모가 증가할 것"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최근 유가 회복에 따른 플랜트 수주도 회복되고 있는데 올해 후반기부터 매출 상승을 견인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고 말했다.
회사는 이번 기업공개를 통해 총 1600만주를 공모한다. 1주당 희망공모가격은 5만7900~7만 5700원이다.
공모주식의 70%가 구주매출(기존 주주 주식 매각)이다. 이번 상장으로 정몽구 현대차그룹 명예회장과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공모가 상단 기준 각각 4044억원, 1076억원 등 5000억여원을 확보할 예정이다.
업계는 정 회장 일가가 확보한 자금으로 현대차와 현대모비스 등의 지분을 매입해 지배구조 개편에 사용할 것으로 보고 있다.
현대엔지니어링은 국내외 기관투자자 대상 수요예측을 오는 26일까지 진행하고 공모가를 최종 확정한 후 2월 3~4일 일반투자자 대상 공모주 청약을 받는다. 주관사는 미래에셋증권과 KB증권, 골드만삭스다. 공모 절차를 마친 뒤 2월 15일 유가증권시장에 상장할 예정이다.
전예진 기자 ac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