황의조(30·보르도)가 프랑스 프로축구 리그1에서 첫 해트트릭을 기록하며 아시아 선수 최다골 신기록을 세웠다. 23일(한국시간) 프랑스 보르도의 누보 스타드 드 보르도에서 열린 2021~2022 리그1 22라운드 스트라스부르와 홈 경기에서다. 그는 이날 자신의 시즌 7, 8, 9호골을 한 번에 터뜨리며 팀의 4-3 승리를 이끌었다.
이날 활약으로 황의조는 77경기 만에 리그 통산 27번째 골을 기록해 박주영(37·울산)이 갖고 있던 아시아 국적 선수의 리그 최다 득점 기록(25골)을 경신했다. 박주영은 25골까지 91경기가 걸렸다.
황의조는 지난해 12월 13일 트루아와 18라운드 경기 이후 42일 동안 침묵하다가 하루 만에 시즌 7~9호골을 몰아쳤다. 지난 시즌 리그1에서 넣은 12골을 넘어 리그 개인 통산 한 시즌 최다골 기록도 갈아치울 기세다. 보르도가 리그 종료까지 16경기를 더 남겨두고 있어 현재 추세대로면 충분히 기록 경신이 가능하다.
선발로 나선 황의조는 전반 17분 상대 수비수가 걷어내려다 놓친 공을 문전으로 쇄도하며 오른발로 밀어넣었다. 팀이 2-0으로 앞선 전반 39분에는 왼발 중거리 슛으로 추가골을 넣었다. 이후 상대가 2골을 넣고 쫓아오자 또 한 번 황의조의 발에서 불꽃이 튀었다. 그는 후반 45분 알베르트 엘리스의 패스를 받아 드리블하다 급히 각도를 바꾼 뒤 오른발 슛으로 상대 골망을 흔들었다. 황의조는 손가락 3개를 펴보이며 자신의 리그 첫 해트트릭을 자축했다.
축구 전문 통계 사이트 후스코어드닷컴은 이날 황의조에게 양팀 최다인 평점 9.51점을 줬다. 황의조의 활약으로 보르도는 리그 3연패에서 벗어나 4승 8무 10패, 승점 20을 기록해 20개 구단 가운데 17위로 올라섰다.
황의조의 활약은 햄스트링을 다친 손흥민(30·토트넘)의 공백으로 고민하던 ‘벤투호’에도 호재다. 황의조는 24일 터키에서 훈련 중인 한국 축구대표팀에 합류한 뒤 오는 27일 레바논 원정과 2월 1일 시리아와 경기에 출전할 것이 유력하다. 대표팀에는 이번 중동 2연전이 올해 카타르월드컵 본선 진출을 확정할 좋은 기회다.
조희찬 기자 etwood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