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유럽, 정점 찍고 감소세로…WHO "엔데믹 향해 가고 있다"

입력 2022-01-24 17:50
수정 2022-01-25 01:46
유럽과 미국 등지에서 코로나19 팬데믹(대유행)이 끝나가고 있다는 기대감이 높아지고 있다. 코로나19 오미크론 변이가 우세종으로 자리잡은 지역에서 확산세가 정점을 지나는 양상이 나타나고 있어서다.

세계보건기구(WHO) 유럽사무소는 유럽에서 코로나19가 엔데믹(풍토병)을 향해 가고 있다고 23일(현지시간) 진단했다. 면역력을 지닌 인구 비율이 높아져 코로나19 확산이 조만간 억제될 것이란 관측이다. 오미크론이 이미 광범위하게 퍼진 데다 적극적으로 백신을 보급한 덕분이라는 게 WHO 설명이다.

한스 클루주 WHO 유럽사무소 소장은 “팬데믹의 끝을 향해 가고 있다”며 “유럽에서 오는 3월까지 전체 인구의 60%가 오미크론에 감염되고 연말에 코로나19가 재유행하더라도 팬데믹 수준까지 가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WHO 유럽사무소는 러시아와 중앙아시아를 포함해 53개국을 관할하고 있다. 이들 지역의 하루 코로나19 확진자는 지난 20일 170만 명으로 최고점을 찍은 뒤 조금씩 줄어들고 있다.

미국에서도 비슷한 전망이 나온다. 앤서니 파우치 미 국립알레르기·전염병연구소 소장은 다음달에 미국의 코로나19 확산세가 정점에 이를 것으로 예측했다. 파우치 소장은 이날 ABC방송과의 인터뷰에서 “상황이 좋아 보인다”며 “지나치게 자신해선 안 되지만 지금 당장은 바른 방향으로 가는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미국 동북부 중서부 지역에서 코로나19 확산세가 이미 정점을 지나 신규 확진자가 급감하고 있고, 서부와 남부도 정점을 향하고 있다는 진단이다. 뉴욕타임스(NYT)에 따르면 미국에서 하루 신규 확진자는 지난 14일 80만6801명으로 사상 최대치를 기록한 뒤 계속 줄어들고 있다. AFP통신은 코로나19가 계절 독감처럼 변해가기 시작할 것이란 기대가 힘을 얻고 있다고 전했다.

이스라엘에선 백신을 4차 접종까지 마친 60대 이상 접종자가 같은 연령대의 3차 접종자보다 중증화에 대한 저항력이 세 배 높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 60세 이상 4차 접종자는 3차 접종자 대비 감염에 대한 저항성도 두 배 높은 것으로 나타났다. 이스라엘 셰바메디컬센터와 현지 주요 대학이 60대 이상 4차 접종자 40만 명과 4개월 전 3차 접종을 완료한 같은 연령대 60만 명을 대상으로 조사한 결과다.

일본에선 이틀 연속 코로나19 신규 확진자가 5만 명을 넘어서면서 의료체계에 비상이 걸렸다. 이에 사이토 시게유키 일본 후생노동상은 경찰 보육인력 사회복지사 등 필수 인력이 코로나19 밀접 접촉자로 분류될 경우 격리 기간을 축소하는 방안을 검토 중이라고 밝혔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