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기 주가가 안정적인 실적 성장을 바탕으로 급락장에서도 견고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본업인 적층세라믹콘덴서(MLCC) 시장이 구조적으로 성장하고 있다는 진단이 증권업계에서 연이어 나오고 있기 때문이다. 최근 MLCC 생산 1위인 일본 무라타가 생산 차질을 겪고 있다는 소식도 호재로 작용하고 있다.
삼성전기는 24일 0.83% 오른 18만25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코스피지수가 1.49% 하락한 가운데 올랐다. 최근 5거래일간 코스피지수는 3.39% 빠졌지만 삼성전기는 0.81% 떨어지는 데 그쳤다. 정보기술(IT) 부품 업종 가운데서도 상대적으로 주가를 방어했다.
삼성전기 주가를 움직이는 가장 큰 요인은 MLCC 업황이다. MLCC 업황은 올해 1분기부터 회복기에 들어설 전망이다. 업계에서 연말까지 재고 조정을 거친 뒤 다시 재고를 축적하는 기간이기 때문이다. 전기차 등 전장 수요가 확대되는 추세이고, 휴대폰 탑재량이 늘어나면서 MLCC 수요는 구조적 성장세라는 게 전문가들의 설명이다. 모건스탠리리서치는 세계 MLCC 시장이 2025년 157억5000만달러 규모로 연평균 10% 성장할 것으로 예상했다.
실적에도 성장세가 반영되고 있다.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삼성전기의 올해 영업이익 컨센서스(증권사 추정치 평균)는 1조6813억원으로 지난해 전망치보다 13.0% 증가할 전망이다. 김운호 IBK투자증권 연구원은 “MLCC 업황이 당분간 좋은 상태를 유지하면서 올해 영업이익이 1조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인다”며 “목표주가를 25만원으로 상향 조정한다”고 말했다.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매력도 더해졌다. 최근 주가가 떨어지며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11.3배로 역사적 범위 하단까지 내려왔다. 시장 일각에서는 LG이노텍처럼 카메라모듈 시장에서 주가 재평가 기회를 찾을 것이란 기대도 있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