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TS(방탄소년단)가 먹는 떡볶이 먹고 싶어요.”
K팝, K드라마 등 한류 열풍에 힘입어 고추장과 된장 수출이 지난 몇 년 새 급증한 것으로 나타났다. 23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aT)와 농림축산식품부가 발간한 ‘2021 가공식품 세분시장 현황’에 따르면 2020년 기준 고추장 수출액은 5093만2000달러(약 610억원)로 집계됐다. 직전 연도(3766만7000달러)와 비교해 35.2% 증가한 수치다. 2016년(3132만9000달러)에 비해서는 62.6% 늘었다. 고추장 수출국 비중은 미국 26.4%, 중국 17.3%, 일본 10.3%, 필리핀 6% 등의 순이었다.
해외에서 고추장에 대한 인식은 비빔밥 등 K푸드와는 다르다는 분석이다. 조사팀은 “해외에서 비빔밥 김치 인삼 등은 건강에 좋은 식품으로 인식하지만 고추장은 BTS 등 K팝 스타가 즐기고 온라인동영상서비스(OTT)에 등장하는 ‘힙한 식문화 콘텐츠’로 본다”며 “고추장은 최근 틱톡 등 숏폼(짧은 영상) 콘텐츠와 비슷하게 놀이하듯 소비하는 게 특징”이라고 말했다.
고추장이 가장 많이 수출되는 미국에서는 매운맛과 단맛이 조화를 이룬 양념장으로 인식돼 타바스코, 스리라차 등 다른 핫소스류와 차별화되고 있다고 조사팀은 설명했다.
고추장과 함께 된장 수출도 늘었다. 2020년 된장 수출액은 1172만달러(약 140억원)로 전년보다 29.1%, 2016년보다 44.8% 증가했다. 지역별로는 동남아시아 국가로의 수출이 큰 폭으로 늘어났다. 조사팀은 “2020년 싱가포르와 태국에서 ‘이태원 클라쓰’ 등 한국 드라마를 통해 한식이 자주 노출됐다”며 “K드라마의 인기로 한식 선호도가 높아졌다”고 분석했다.
배정철 기자 bjc@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