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속사 다른데 '따로 또 같이'?…흩어진 아이돌 현실은 [연계소문]

입력 2022-01-22 06:02

아이돌 그룹으로 데뷔한지 7년이 흐르면 멤버들은 재계약, 또는 이적의 갈림길에 선다. 함께하기로 뜻을 모은다 하더라도 통상 재계약 기간은 앞선 7년의 절반도 안 되게 줄어들기 때문에 몇 년 안으로 다시금 선택의 기로에 놓이게 된다.

팀으로서의 영향력이 클지라도 향후 홀로서기를 고려해 멤버들은 개인 활동에도 박차를 가한다. 최근에는 이 시기 또한 빨라졌다. 팀이 자리를 잡은 후 개인 활동에 나섰던 과거와 달리 이제는 그룹 활동과 병행하는 게 일반적이다. 일찌감치 솔로 가수는 물론 배우, 방송인 등으로 안정적인 2막을 시작하기 위한 기반을 다진다.

그렇게 재계약 때가 되면 해체를 택하는 이들이 있는 반면, 소속이 달라질지라도 언제든 팀으로 뭉칠 수 있다는 '따로 또 같이' 전략을 택하는 경우도 있다. 이는 대부분 팀 활동에 대한 멤버들의 애정이 크거나 팬덤의 규모가 크면 가능하다.

이 경우 팬덤의 지지를 등에 업은 상태로 새로운 활동을 시작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완전체가 한 소속사에 뭉쳐 있진 않지만, 멤버로서의 의리를 지키며 팀을 유지하겠다는 결단이 팬들의 아쉬움을 일정 부분 달래주기도 한다. 마마무 휘인, 에이핑크 손나은 등이 이 같은 '따로 또 같이' 전략을 택했다.

그런데 최근 손나은이 에이핑크 10주년 기념 완전체 활동에 함께하지 못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활동 불참을 야기한 주체가 누구인지를 두고 잡음이 일었다. 손나은이 오는 2월로 예정된 에이핑크의 완전체 활동에 동의하고 앨범 녹음과 뮤직비디오 촬영까지 마쳤으나 돌연 협의 중인 차기작이 있어 스케줄 조율이 어렵게 됐다며 함께 활동할 수 없음을 알린 것.

이에 나머지 멤버들은 안무 동선 수정 및 일부 파트 재녹음 등의 피해가 불가피해졌다. 여기에 불참에 대한 양해를 구하는 게 아닌 일방적인 통보를 한 손나은의 태도까지 도마에 올랐다. 결국 '따로 또 같이' 전략이 역효과가 난 사례가 됐다.


이러한 상황과 관련해 업계 관계자들은 '소통의 부재'를 가장 큰 이유로 꼽았다. 실제로 양측의 입장 차이는 입장문을 통해서도 드러났다.

현재 손나은이 속한 YG엔터테인먼트는 "스케줄 조율이 여의치 않다"며 부득이하게 불참을 결정할 수밖에 없었다는 뉘앙스를 풍겼지만, 에이핑크의 소속사 IST엔터테인먼트는 "갑작스러운 스케줄 조정 불발"이라는 표현을 썼다. 그렇게 완전체 스케줄 조율 과정에서의 갈등 상황이 그대로 노출됐고, 급기야 잘잘못을 따지는 상황까지 됐다.

특히 에이핑크는 한차례 전원 재계약을 체결할 정도로 팀워크가 좋기로 정평이 난 팀이었기에 이번 일이 더욱 안타깝다는 반응이 이어지고 있다. 손나은 역시 YG로 이적을 한 후에도 에이핑크의 10주년 팬미팅에 참여하며 활동에 대한 의지를 다졌던 바다.

선약을 깬 것에 대한 도의적인 책임을 느껴야 할 테지만, 그렇다고 손나은에게 무작정 '배신자' 딱지를 붙이기에도 무리가 있다. 손나은은 본격적인 배우 행보를 선언하며 YG로 소속사를 옮겼다. 팀 활동을 하면서도 꾸준히 연기 활동을 병행했던 그에게는 드라마 '인간실격'에 이어 '고스트 닥터'까지 연달아 출연하고 있는 현재, 배우로서 중요한 시점임이 분명하다.

결국 이번 일은 본질적으로 무리한 '따로 또 같이' 전략에 대해 돌아봐야 할 시점임을 시사한다. 소속은 다르지만 한마음 한뜻으로 팀을 유지하겠다는 말이 팬덤 결집력을 유지하는 방패막이처럼 쓰여선 안 된다는 것. 같은 회사 안에서도 소속팀이 많아지고 멤버별 개인 활동이 많아지면 여러 이해관계가 얽히게 된다. 그 가운데 일부 멤버의 소속사가 달라진다면 이는 더 복잡해질 수밖에 없다.

반면 2am, 티아라 등이 재결합해 좋은 반응을 얻었다. 또 2NE1이나 갓세븐의 재결합에도 여전히 많은 음악팬들의 관심이 집중된 상태다. 하지만 팬들의 기대감만을 고려해 무리하게 활동 계획을 짜는 것은 경계해야 한다는 의견이 나오고 있다.

그룹 마마무 휘인은 소속사를 옮기면서 기존 소속사와 그룹 활동에 대한 계약을 올해 12월까지 따로 체결하기도 했다. 그럼에도 솔로로서는 문별과 같은 시기에 컴백해 맞붙게 됐다.

한 관계자는 "완전체 활동에서 멤버들의 의지만큼이나 필수적인 게 원활한 커뮤니케이션과 일정 조율"이라면서 "갓 계약 관계가 바뀌고 새 활동을 시작하는 경우는 자연스레 우선순위가 뒤바뀌게 된다. 그 과정에서 마찰이 최소화하도록 하는 소속사 및 아티스트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김수영 한경닷컴 기자 swimming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