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연소 女 총리 "젊은 女 정치인, 성적 혐오 발언 표적"

입력 2022-01-21 09:15
수정 2022-01-21 09:16


산나 마린 핀란드 총리가 젊은 여성 정치인들이 겪는 고충을 털어놓았다.

마린 총리는 20일(현지시간) 로이터통신과 인터뷰에서 "나를 비롯해 젊은 여성 장관들이 재임 중 성별·외모와 관련해 혐오 발언의 표적이 됐다"며 "젊은 여성들이 직면하고 있는 혐오 발언들은 종종 성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는 견해를 밝혔다.

마린 총리는 2019년 12월 당시 34세의 나이로 세계 최연소 총리직에 올랐다. 2020년 초 오스트리아 총리에 당선된 제바스티안 쿠르츠에게 '세계 최연소 국가 지도자' 타이틀을 넘겨주기 전까지 가장 어린 총리였다.

마린 총리는 "(여성) 혐오 발언들이 내 결정에 영향을 미치진 않는다"면서도 "SNS를 통해 타인에게 상처를 입힌다는 점은 우려가 된다"고 전했다.

개인 인스타그램 팔로워 수만 54만 명을 보유할 정도인 마린 총리는 SNS 속 혐오 표현에 대해 "걱정하고 있다"며 "이것이 혐오 발언과 행동을 용인하고 싶지 않은 이유"라고 설명했다.

마린 총리는 부임 직후 확산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감염증(이하 코로나19)에도 강력한 지도력을 발휘하며 선방해 냈다는 평을 받고 있다. 총리 개인의 인기와 함께 그가 소속된 사회민주당의 연기도 덩달아 오르고 있다.

마린 총리 취임 후 여성 인재들의 인사도 늘어났다는 평이다. 내각 19명 중 12명을 여성으로 인선했고, 그가 이끄는 중도좌파 연립 정부를 구성하는 5개 정당 모두 여성이 대표를 맡고 있다.

마린 총리는 '30대 일하는 여성'의 모습을 공개하며 소통하고 있다. 2020년엔 여름 휴가 기간에 맞춰 40명의 하객을 초대한 가운데 결혼식을 올렸고, 이를 인스타그램에 공개해 결혼 사실을 전했다. 이와 함께 임신, 모유 수유 등 사생활도 공개했다. 친환경 소재 의상을 고집하고, 마리메코, 우하나, 파푸 등 자국 브랜드를 선호하는 모습을 피력하기도 했다.

뿐만 아니라 브래지어를 착용하지 않은 채 재킷만 걸친 모습으로 패션 잡지 화보에 등장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마린 총리는 "나는 36세 엄마이자 친구도 있고, 사회 생활도 하는 젊은 사람 그 자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지난해 12월 코로나19 확진자의 밀접 접촉자로 분류된 후 새벽 4시까지 나이트클럽에 머문 사실이 알려져 사과한 후 올라온 성적인 악성 댓글에 대해 "모욕적이었다"는 속내를 전하기도 했다.

그러면서 "여전히 존경받는 리더의 이미지는 남성적"이라며 "고위 정치지도층에서 인간적인 면을 데려와 많은 젊은이들에게 '젊은이도 (나라를) 이끌 수 있다는 것을 보여주고 싶다"는 의지를 드러냈다.


김소연 한경닷컴 기자 sue123@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