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캐피탈,7억弗 외화채 발행...달러빚 내는 여신금융사

입력 2022-01-19 15:49
이 기사는 01월 19일 15:49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현대캐피탈이 7억달러(약 8300억원) 규모 회사채 발행을 확정지었다. 신한카드 역시 해외에서 5억달러 규모 회사채 수요예측에 나선다. 국내 자금시장 여건이 나빠지면서 여신전문 금융사들이 해외시장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19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현대캐피탈은 전날부터 아시아·유럽·미국 시장에서 선순위 여전채 발행 수요예측을 실시해 총 7억달러 규모 발행을 확정지었다. 만기는 3.3개월물과 5년물로 나눠 각각 4억달러와 3억달러를 발행하기로 했다. 발행금리는 고정금리로 3년3개월물 연 2.125%, 5년물 연 2.5%로 각각 매겨졌다. 5년물은 ESG(환경·사회·지배구조) 채권의 일종인 그린본드로 발행해 금리를 낮췄다. BNP파리바, CA-CIB, JP모간, 미쓰비시UGF파이낸셜(MUFG), 미쓰이스미토모(SMBC) 등이 주관사로 참여했다.

현대캐피탈의 해외 신용등급은 BBB 수준이다. 무디스와 S&P는 현대캐피탈에 각각 Baa1(안정적), BBB+(안정적) 등급으로 평가한다. 현대캐피탈은 해외 현지에서 자동차 할부금융사업을 하는 법인 뿐 아니라 원화로 금융사업을 하는 한국 본사도 지속적으로 해외 자금조달을 해왔다. 계열사 현대차의 글로벌 인지도를 활용하면 다른 기업에 비해 투자자를 유치하는 게 수월하기 때문이다.

신한카드도 조만간 4억~5억달러 규모 달러화 소셜본드 발행에 나선다. 신한카드는 2007년 이후 13년만인 재작년 달러화 채권발행을 재개했고 지난해엔 대만에서 자금을 조달하기도 했다. 신한카드 역시 달러화 사업 비중은 낮고 대부분 한국 원화로 금융업을 한다. KB카드도 지난해 처음으로 달러화 선순위채를 발행했다.

여전사들이 달러화가 반드시 필요하지 않음에도 해외 선순위채 발행을 늘리는 것은 ABS(자산담보부증권) 시장과 국내 여전채 시장 여건이 좋지 않기 때문이다. 여전채 발행을 주관해온 대형증권사들은 지난해 금리가 급등하는 국면에서 상당한 미매각 물량을 떠안기도 했다. 연초들어 일반기업들이 대거 자금조달에 뛰어들면서 금리가 상대적으로 낮은 여전채는 기관들에게 인기가 낮아지기도 했다.

다만 미국도 금리 상승세가 심상치 않아 조달 여건이 악화될 수 있다는 우려도 나온다. 지난 18일 미 국채 2년물 금리는 코로나19 사태 직전인 2020년 2월 이후 처음으로 1%를 돌파했고, 10년물 국채 금리 역시 1.86%로 2020년 1월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외국계 증권사 관계자는 "미국 시장금리 변동폭이 커지면서 채권 투자자들을 끌어들이기 여려워지고 있다"고 전했다.

이현일 기자 hiunea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