순천향대 천안병원(병원장 박상흠) 이비인후과 의료진들이 청각장애인의 수술과 재활을 지원해 훈훈함을 전하고 있다.
충남 예산에 사는 박미자 씨(72)는 5살 즈음에 청력을 잃었다. 글도 모르는 할머니에게 유일한 소통창구는 남편이다. 하지만 남편이 지난해 봄 지병으로 입원하면서 할머니는 홀로 남았다.
안타까운 사연을 접한 순천향대 천안병원 이비인후과 의료진은 할머니의 청각재활을 돕기 위해 청각장애인 후원단체인 ‘사랑의달팽이’를 연결했다. 이 단체는 할머니에게 700여 만원의 수술비를 비롯해 재활치료비, 생활비를 지원했다.
병원 교직원들은 박씨 등 생활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10년째 모금활동을 벌여 의료비를 지원하고 있다. 2012년부터 교직원들이 지원한 의료비는 3억5000만원, 혜택을 받은 환자 수는 322명에 달한다.
지난해는 30명의 환자들에게 3730만원을 지원했다. 기금은 교직원들의 자발적인 참여로 이뤄지고 있다.
병원 관계자는 “박미자 할머니는 지난해 7월 수술을 마치고, 현재 작게나마 소리를 들을 수 있는 상태로 앞으로 청각 및 언어재활을 이어갈 예정”이라고 말했다.
박상흠 병원장은 “경제적 형편이 어려운 환자들에게 후원단체를 연결해 주고 있다”며 “적극적으로 후원한 사랑의달팽이에게 감사의 마음을 전한다”고 말했다.
마을이장 박충모 씨는 “자동차 경적 소리도 듣지 못해 위험천만한 상황이 많았는데 이제는 할머니 스스로 대처할 수 있게 됐다”며 “병원 의료진과 후원단체 모두에게 감사드린다”고 말했다.
천안=강태우 기자 kt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