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상물류 적체에 수익성 떨어지고 차입 부담 늘어난 한솔제지

입력 2022-01-20 07:31
수정 2022-01-20 15:01
이 기사는 01월 20일 07:31 “마켓인사이트”에 게재된 기사입니다.



한솔제지의 차입부담이 늘고 있다.

20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한솔제지의 지난해 9월 말 기준 순차입금은 8056억원이다. 전년 말 7244억원 보다 812억원(11.2%) 증가했다. 부채비율도 2020년 말 174%에서 지난해 9월 말 193.3%로 높아졌다. 영업현금흐름(FCF) 적자와 리스부채 증가, 원자재 가격 상승으로 인한 매입채무 증가 등이 맞물린 영향이다.

수익성 하락으로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 대비 순차입금, 금융비용 대비 EBITDA 지표도 나빠졌다. 지난해 한솔제지의 영업실적은 글로벌 물류 적체와 해상운임 상승에 따른 수출 차질로 전년에 비해 악화됐다. 한솔제지의 2020년 EBITDA 대비 순차입금은 3.9배였지만 지난해(3분기 누적 기준)엔 5.2%로 확대됐다. 금융비용 대비 EBITDA는 같은 기간 9.4배에서 8배로 낮아졌다.

이승구 한국기업평가 수석연구원은 "지난해 지표가 나빠지긴 했지만 EBITDA 마진은 8%대 후반으로 양호한 수준에서 방어됐다"며 "지표들의 저하 폭이 크진 않아 A급 수준의 재무안정성은 유지되고 있다"고 말했다. 한국기업평가는 한솔제지의 장기 신용등급으로 A를 부여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한솔제지가 중장기적으로는 영업실적을 점차 회복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선박공급이 빠르게 증가하긴 어려워 해상물류 적체가 단기적으로 지속될 가능성이 높다. 하지만 중장기적으로는 코로나19 완화와 각국의 부양책 중단으로 항만 가동률 저하가 해소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또 제품 수요가 코로나19 영향에서 벗어나 회복되는 과정에서 원가·비용 부담을 제품 판가에 전이할 수 있을 전망이다. 한솔제지는 지난해 10월 말 기준으로 보유 토지에 대한 자산재평가도 실시했다. 이를 통해 635억원의 평가차액을 인식했다.

김은정 기자 kej@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