끝없는 악재 쓰나미에…1월 증시 '휘청'

입력 2022-01-19 16:55
수정 2022-01-20 01:52
미국 중앙은행(Fed)의 조기 긴축, 오스템임플란트 횡령, 카카오 임원진의 스톡옵션 ‘먹튀’, 현대산업개발 시공 아파트 붕괴…. 연초부터 국내 증시에 크고 작은 악재가 끊이지 않고 있다. 경기 둔화에도 긴축에 속도를 내는 Fed의 움직임 때문에 공포 심리가 커지는 상황에서 터진 악재가 투자 심리를 더욱 악화시키고 있다. 기업공개(IPO) 대어인 LG에너지솔루션의 청약도 주식거래 대금을 1년여 만에 최저치로 끌어내리며 증시 기운을 빼놓고 있다는 평가다. 잔인한 1월 증시
올 첫 악재는 오스템임플란트였다. 지난 3일 재무팀장이 자기자본의 90%에 달하는 금액인 1880억원을 횡령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오스템임플란트는 즉각 거래정지됐다. 3일 이후 KRX 바이오지수는 15.96% 급락했다. 오스템임플란트를 담은 관련 상장지수펀드(ETF)의 판매가 일제히 중단되기도 했다. 외국인이 40% 넘게 들고 있는 기업에서 벌어진 사건에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걱정하는 시선이 고개를 들었다.

이튿날인 4일에는 Fed가 조기 양적긴축(자산 축소)을 계획하고 있다는 소식이 전해졌다. 2023년으로 예상했던 양적긴축이 올해 시행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왔다. 성장주가 타격을 받았다. 지난해 내내 급격히 상승했던 에코프로비엠은 올 들어 13.62% 하락했다.

‘2030 개미’가 지난해 가장 많이 담은 종목 중 하나인 카카오에는 대규모 악재가 터졌다. 지난해 류영준 카카오페이 대표 등 임원진 8명이 카카오페이 상장 한 달 만에 스톡옵션을 대규모로 매각한 사건이 다시 수면 위로 떠올랐다. 노조는 차기 카카오 대표로 내정된 류 대표에 대한 내정 철회를 요구하고 나섰다. 류 대표는 자진 사퇴했지만 여진은 카카오그룹 주가를 흔들었다.

18일 경찰이 김범수 카카오 대표의 탈세 혐의에 대한 조사를 착수했다고 알려지면서 카카오 주가는 19일 9만원 선 밑으로 내려앉았다. 10만원 선이 깨진 지 9일 만이다. 올 들어 카카오 주가는 19.64%, 카카오뱅크는 29.15%, 카카오페이는 26.65% 급락했다. 쪼그라드는 거래대금악재는 이어졌다. 11일 현대산업개발이 시공한 광주광역시 화정아이파크 신축 현장에서 건물 일부가 붕괴하면서 건설주 발목을 잡았다. 최근에는 위메이드가 자체 발행한 암호화폐(위믹스)를 예고 없이 대량 매도한 사실이 밝혀져 주가 하락으로 이어졌다. 올 들어 위메이드는 27.26% 하락했다. 성장주 타격에 코인 이슈가 겹쳤다는 평가다.

18일엔 한국거래소 기업심사위원회가 시장의 예상을 깨고 신라젠 상장폐지 여부에 대한 심의·의결 결과 상장폐지를 결정했다. 여기에 시장에서 자금을 빨아들이는 LG에너지솔루션 청약 일정(18~19일)까지 겹치며 19일 유가증권시장과 코스닥시장, 코넥스시장의 거래대금은 17조1730억원에 그쳤다. 악재는 현재 진행형국내 증시를 짓누르는 요인은 현재 진행형이다. 투자자가 주목하고 있는 건 Fed의 긴축 정책 속도와 강도다. 지난달 미국 물가 상승률이 39년 만에 최고치(7.0%)를 기록하면서 Fed가 긴축을 서두를 거란 예상이 힘을 받고 있다. 3월 기준 금리를 0.5%포인트 인상할 수 있다는 전망까지 조심스레 나온다. 쏟아지는 악재 앞에 증권가 전망도 엇갈리고 있다. 대신증권은 올 2~3월께 코스피지수가 2700 밑으로 하락할 수 있다고 예상했다. 주요 증권사 리서치센터 중 가장 낮은 코스피밴드 하단 예상치다. 그때까진 주식 비중을 늘리지 말고 저가 매수할 수 있는 현금을 확보해두라는 조언이다.

반면 삼성증권은 최근 코스피지수가 바닥에 가까워졌다며 ‘컨빅션콜(강력 매수)’을 냈다. 신한금융투자도 지금은 주식 비중을 줄이기엔 실익이 크지 않다고 평가했다.

심성미 기자 smshim@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