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잡앤조이=이진호 기자] 연세대 문과대학은 대학혁신지원사업으로 2019년 5월 부속기관인 인문융합교육원을 설립했다. 인문융합교육원은 급변하는 디지털 환경에 발맞춰 인문학과 디지털 기술을 융합한 교육 콘텐츠를 개발하기 위해 만들어졌다. 인문융합교육원은 대학혁신지원사업의 지원을 받아 ‘디지털 기반 인문학 융합 교육’ 커리큘럼 개발에 주력했다.
남혜현 연세대 인문융합교육원 부원장(노어노문학 교수)은 “인문학적 상상력과 디지털 기술력을 갖춘 인재 양성이 목표”라며 “인문학의 영역을 확대할 수 있는 새로운 융합형 교육 모델을 개발했다”고 말했다.
대학혁신지원사업은 교육부가 미래 사회 변화에 대응해 대학 기본 역량 강화와 전략적 특성화를 지원하는 사업이다. 연세대는 지난해 9월 발표된 교육부 ‘대학혁신지원사업’ 성과평가에서 신촌과 미래캠퍼스 모두 최고 등급인 ‘A등급’을 받았다. 지난해 12월 13일 서울시 서대문구 연세대에서 남혜현 부원장을 만났다.
교육 추진 배경은 무엇인가
“4차 산업혁명의 정보와 기술을 이해하고 응용하는 디지털 교육에 대한 요구가 급증하면서 인문학 교육의 패러다임 전환이 필요했다. 인문학 교육을 재편성하고 혁신하기 위해 디지털 기반 인문학 융합 교육 프로그램을 기획하게 됐다.”
현재 어떤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나
“정규 교과 커리큘럼과 비교과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교과 영역에서는 디지털 데이터 분석과 활용, 디지털 문화 콘텐츠 제작, 디지털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 등 세 가지 핵심 분야별 교과목을 고루 개설해 운영하고 있다. 비교과 영역에서는 디지털인문학세미나, 현직자직무특강, 디지털 툴 활용법 특강 등을 운영해 교내 구성원들의 디지털 역량 강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다. 학생들이 교과, 비교과 과정을 통해 배운 지식을 바탕으로 창의적인 활동을 이어갈 수 있도록 관련 스터디 모임과 동아리 활동을 적극적으로 지원하고 있다. 성과발표회와 공모전을 통해 학생들이 참신한 아이디어와 역량을 마음껏 발휘할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은 어떤 방식으로 이뤄지나
“수업은 디지털데이터 분석과 활용, 디지털 문화 콘텐츠 제작, 디지털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 세 분야로 나눠 진행된다. 디지털데이터 분석과 활용은 디지털 테크놀로지에 대한 기초적인 지식을 습득하고 인문학적으로 어떻게 활용할 수 있는지에 중점을 둔 교육을 제공한다. 대표 교과목으로는 ‘디지털 언어데이터와 인문학’ ‘디지털 담화 처리의 이해’ ‘인문학을 위한 코딩’ 등이 있다. 수업에서는 디지털 기술을 활용해 언어데이터를 분석하고 직접 프로그램을 만든다. 전통적인 인문학의 영역으로 간주한 언어학, 문학, 사학 등에 새로운 방법론을 적용한다. 디지털 문화 콘텐츠 제작은 디지털 테크놀로지를 인문학적 상상력과 접목해 콘텐츠를 제작하는 실습형 교육을 제공한다. 대표 교과목으로는 ‘디지털문학의 창작과 비평’ ‘한국문화유산과 디지털 리터러시’ ‘인터랙티브 스토리텔링 디자인’ 등이 있다. 수업에서는 디지털 콘텐츠 제작 기술의 기초를 익히고 인문학적 상상력에 기반한 디지털 문화콘텐츠를 창작하는 실습을 진행한다. 디지털 사회에 대한 비판적 성찰 과목은 디지털테크놀로지의 필요성을 인정하면서도 인문학적으로 개입하고 비판할 수 있는 능력을 키우는 교육을 제공한다. 대표 교과목으로는 ‘디지털 인문학이란 무엇인가’ ‘디지털시대의 철학적 이해’ ‘디지털미디어와 포스트휴먼’ 등이 있다. 디지털 인문학의 철학적 기초를 다지는 동시에 디지털 사회의 조건과 방향성에 대해 비판적으로 사유해보는 시간을 갖는다. 모든 수업은 지식 전달 위주의 강의식 교수법을 탈피했다. 프로젝트 학습이나 교육과정 연계 실습을 진행해 디지털 리터러시 능력을 함양할 수 있도록 커리큘럼을 운영하고 있다.”
그동안의 성과를 평가한다면
“지난 3년간 디지털 기반 융합 교육 프로그램 개발이라는 교육 목표에 맞춰 총 19개의 신규 교과목을 개설했다. 실습형·프로젝트형 비교과 프로그램과 학생 지원 프로그램을 운영하며 융합 교육 프로그램 개발의 기초를 충실하게 다져왔다. 사업관리의 측면에서도 담당 부서 내 실무위원단과 운영위원단이 유기적으로 협조해 체계적이고 합리적으로 관리했다. 양적 성과 목표 달성은 물론 질적 성과의 우수성을 인정받아 교내 최우수 프로그램으로 선정돼 ‘2020 대학혁신지원사업 총괄협의회 성과사례집’에도 소개된 바 있다.”
지난해 가장 큰 이슈는 무엇이었나
“메타버스가 가장 큰 이슈였다. 비대면 교육이 장기화하면서 온라인 교육에 대한 피로도가 높아지고 있는 가운데 게더타운, 로블록스 등 메타버스 플랫폼을 이용한 교육 활동이 학생들에게 신선하고 즐거운 경험이 됐다. 인문융합교육원에서 진행한 게더타운 활용 교육 역시 이용자 만족도가 높았으며 제작 실습 교육에 대한 수요도 있었다. 앞으로 방학 중에는 게더타운 맵 제작 워크숍을 비롯한 연세문학관 메타버스 플랫폼 공모전을 개최할 예정이다.”
연세대가 강점으로 가지고 있는 부분을 꼽자면
“4차 산업혁명과 코로나19 장기화로 가속화된 교육 매체 및 패러다임의 급속한 변화에 신속하게 대응하고 통합적 융합 교육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있다는 것이 강점이다. 연세대는 교수학습지원 시스템을 클라우드 기반의 디지털 교육 플랫폼으로 업그레이드해 비대면 수업을 원활하게 운영했다. 연세대는 대학이 보유한 우수한 인적자원의 검증과 축적된 교육·연구 성과를 바탕으로 신뢰할 수 있는 콘텐츠를 제공하고 있다.”
교육들이 어떤 성과를 내고 있나
“인문융합교육원에서 개설한 교과, 비교과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생들이 학습한 내용을 기반으로 스터디, 동아리 활동을 통해 자율적인 학습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그 결과 교내외 공모전에 참여해 우수한 성과도 거뒀다. 디지털인문학스터디 LDR이 ‘2020 문화관광 빅데이터 분석대회’에서 최우수 신한카드 특별상을 받았으며, 디지털인문융합동아리 MZ2021이 ‘2021 제17회 KMAC 경영혁신 연구논문 및 사례연구 대학(원)생 공모전’에서 장려상을 받기도 했다.
어떤 과정을 거쳐 프로그램을 완성했나
“프로그램 기획 단계에서 문과대학 교수진과 인문융합교육원 프로그램 매니저가 긴밀하게 소통하며 교육과정을 설계했다. 디지털 툴 활용법 특강, 취업·직무 특강 등 교과 영역에서 다루기 어려운 부분은 비교과 프로그램으로 기획해 제공했다. 매회 교육마다 참여자 설문조사를 실시해 구성원 의견을 꾸준하게 수렴해 프로그램 기획·운영에 반영했으며 교내매체를 통해 성과를 공유하고 확산하고자 노력했다.”
교육에 대한 학내 구성원들의 반응은 어떠한가
“학생들의 관심이 뜨거웠다. 특히 인문학 전공자 눈높이에 맞춘 디지털 융합 교육과정과 다채로운 비교과 활동은 문과대학 학생들의 큰 호응을 불러왔다. 특히 인문사회계열뿐 아니라 다양한 전공의 학생들도 우리 프로그램의 자율적인 학생 지원 활동에 관심을 보이며 적극적으로 참여했다.”
교육을 수행하기 위한 차별화된 공간·시설이 있다면
“2019년 1학기 초 문과대 학생회 면담 결과를 반영해 교육성과 달성의 효율성 제고를 위해 낙후된 문과대학 강의실 시설과 기자재 개선 사업을 추진했다. 문과대학 내 멀티미디어 강의실을 구축하고 자동 녹화시스템을 도입하여 온오프라인 혼합수업(Blended Learning)을 위한 환경을 마련했다.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대면 수업 축소 방침에 따라 그동안은 교수와 강사들의 동영상 강의 녹화 등 온라인 수업 진행에만 활용됐으나 내년부터 대면 수업이 확대되고 블렌디드 수업이 진행되면 개선된 교육 환경에서 효율적으로 교육이 이뤄질 것으로 기대한다. 그 외에 학생들의 자기 주도적 학습 환경을 제공하고자 문과대학 내 학생 회의 공간과 스튜디오 공간을 마련하였으며 영상 촬영 장비 등 기자재를 대여하고 있다.”
교육의 기대 효과는
“학생들이 인문학적 소양과 사유에 기초해 디지털 콘텐츠를 창작하고 응용하는 능력을 기를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 디지털 사회에 대한 성숙한 성찰과 비판 능력을 갖출 수 있는 인재를 양성하는 것이 목표다.”
앞으로의 계획은
“디지털 기반 융합 교육 프로그램의 안정적이고 지속적인 운영을 위해 학문 후속세대 양성과 연구역량 강화에 힘쓸 예정이다. 현재까지의 융합 교육 프로그램의 운영 실적과 경험을 토대로 대학원생을 대상으로 한 디지털 리터러시 교육 프로그램, 교수와 강사를 대상으로 한 디지털 인문학 교수법 세미나 등을 운영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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