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차전지 핵심소재인 양극재를 생산하는 에코프로비엠이 코스닥시장 시가총액 1위 자리를 꿰찼다. 만 4년 가까이 1위 자리를 지켜오던 셀트리온헬스케어 주가가 최근 회계처리를 둘러싼 잡음으로 하락한 결과다. 다만 두 종목 모두 주가를 흔들 만한 변동성에 노출돼 있는 만큼 당분간 1위 자리를 놓고 엎치락뒤치락할 것으로 증권업계는 보고 있다.
18일 에코프로비엠은 0.74% 오른 43만83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시가총액 10조456억원을 기록하며 코스닥 시총 1위 자리에 올랐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이날 1.22% 떨어진 6만4600원에 거래를 마치며 시총 2위(10조148억원)로 물러났다.
코스닥 시총 1위가 바뀐 건 셀트리온이 유가증권시장으로 이전 상장한 2018년 2월 9일 이후 처음이다. 에코프로비엠은 2019년 3월 5일 코스닥시장에 공모가 4만8000원으로 입성한 지 만 3년이 되지 않아 1위 자리에 올라섰다. 공모가 대비 9배 넘게 올랐다.
에코프로비엠 주가가 오르면서 시총 1위를 차지한 건 아니다. 오히려 에코프로비엠은 지난해 11월 18일 장중 57만5100원으로 고점을 찍고 고점 대비 24%가량 빠졌다. 셀트리온헬스케어가 더 떨어지면서 1위 자리를 자진 반납했다. 셀트리온 주가가 지난 14일 분식회계 의혹과 관련해 금융당국 논의가 시작된다는 보도 이후 급락한 영향이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최근 3거래일 동안 20%가량 하락하며 시총이 2조원 넘게 빠졌다.
당분간 코스닥 시총 1위 자리를 놓고 경쟁이 치열할 전망이다. 1위 자리는 바뀌었지만 시총 차이는 308억원밖에 안 난다. 호재보다는 악재를 누가 더 잘 견디느냐가 관건으로 꼽힌다. 에코프로비엠은 오는 27일 LG에너지솔루션 상장을 전후로 2차전지주 수급 변동성이 커질 수밖에 없다. 주가 흐름도 지난해 11월 고점 이후 추가 상승을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12개월 선행 주가수익비율(PER)이 60배를 넘어가면서 밸류에이션(실적 대비 주가 수준) 부담이 커진 영향이다. LG화학의 양극재 공장 건설 소식과 중국이 주도하는 LFP(리튬인산철) 배터리 채택 증가 등은 양극재 시장을 둘러싼 리스크 요인으로 꼽힌다.
셀트리온헬스케어는 김형기 대표가 전날 1만 주를 장내 매수하며 주가 방어에 나섰지만 녹록지 않다. 회계처리 문제와 관련한 상황이 수급상 악재로 작용할 수 있다. 공매도 물량이 급증하는 배경이다.
고윤상 기자 ky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