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에서 자녀 교육을 위해 이민을 고려하는 학부모가 급증하고 있다고 홍콩 사우스차이나모닝포스트(SCMP)가 18일 보도했다. 중국 정부가 사교육을 단속하고 국제학교의 수업 내용까지 손보고 있기 때문이다.
SCMP에 따르면 중국 선전에서 유럽 몰타 시민권 취득 지원 업무를 하는 데이지 푸는 지난 두 달간 매출이 20% 급증했다고 밝혔다. 그는 “고객 대부분이 새 교육정책에 우려를 나타내는 학부모”라고 했다.
캐나다 이민 지원 업무를 하는 잭 호는 “캐나다로 전문직 이민을 신청하는 중국 가족이 올해 기록적으로 많을 것”이라고 했다. 예전에는 캐나다 이민을 원하는 이들의 95%가 영주권이 나올 때까지 기다렸다면 지금은 취업 허가가 나오는 즉시 바로 자녀를 데리고 떠나는 추세라고 했다. 하루빨리 현지에서 자녀를 교육하려는 것이다.
지난해 7월 중국 정부는 초·중학교 의무교육 과정에서 체육 문화예술 과학기술을 제외한 ‘학과류’ 과목의 사교육을 금지했다. 외국 교재 사용도 막았다. 국제학교에도 중국의 공식 교육 과정을 채택하라고 압박하고 있다.
중국 리서치업체 100EC에 따르면 중국 정부가 사교육 단속에 들어간 이후 최소 25개 대형 교육업체가 폐업했다. 27년 된 쥐런교육, 16년 된 월스트리트잉글리시도 문을 닫았다. 지난달 중국 교육부는 규제 5개월 만에 사교육업체가 80% 이상 사라졌다고 발표했다. 오프라인 업체는 83.8% 줄었고 온라인 업체도 84.1% 폐업했다.
중국 최대 학원기업 신둥팡자오위커지그룹의 위민훙 대표는 지난 9일 위챗을 통해 중국 정부가 사교육 단속에 나선 이후 전체 직원 8만1000명 가운데 6만 명을 해고했고 매출이 80% 급감했다고 밝혔다.
박상용 기자 yourpenc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