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ERI, 전고체전지 음극 제조 기술 선보여

입력 2022-01-17 13:31
수정 2022-01-17 13:32

한국전기연구원은 전고체전지 연구개발팀(사진 왼쪽부터 하윤철·김병곤·최홍준 연구원)이 진행한 ‘안정적인 황화물계 전고체전지용 음극 제조 기술’ 관련 연구결과가 높은 수준을 인정받아 국제 저명 학술지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고 17일 발표했다.

전고체전지는 양극과 음극 사이에서 이온을 전달하는 ‘전해질’을 기존 가연성의 액체에서 화재나 폭발의 위험성이 낮은 고체로 대체한 것이다. 일반적으로 전고체전지의 음극 소재로 ‘리튬금속(Li-metal)’이 사용되고 있는데 문제는 충·방전을 거듭할수록 리튬 표면에 나뭇가지 모양의 형태로 리튬이 자라나는 일명 ‘수지상(dendrite) 성장’이 발생해 내부 단락을 일으키는 등 전지의 수명과 안정성을 크게 낮추는 원인으로 작용해왔다. 전고체전지의 상용화를 막는 가장 큰 기술적 난제 중 하나였다.

그동안 이를 해결하기 위해 리튬 금속 표면을 화학적으로 처리하는 방법, 리튬 저장용 구조체를 도입하는 방법, 리튬을 다른 물질로 바꾸는 방법과 같은 다양한 시도가 있었으나 이들 방법은 제작 방법이 매우 복잡하거나 전압이 낮아지는 등 상용화 관점에서 한계를 보였다.

KERI가 찾은 방안은 리튬 친화성 물질인 ‘은(Ag)’이었다. 연구팀은 리튬과 은을 결합해 합금(alloy)을 형성하면 열역학적으로 안정한 ‘금속간화합물 상(phase)’을 형성한다는 것을 알아냈고, 이것이 물리적인 보호막 역할을 수행함으로써 수지상 성장을 막을 수 있을 뿐만 아니라 황화물계 고체전해질과의 화학적 안정성 또한 향상된다는 사실을 밝혀냈다.

KERI 김병곤 박사는 “음극은 전지의 성능과 수명에 큰 영향을 미치기 때문에 많은 양의 리튬을 가역적으로 저장할 수 있도록 설계하는 것이 핵심”이라며 “우리의 기술은 리튬이 가진 높은 셀 전압의 장점은 살리고, 단점인 수지상 성장은 억제하며, 대면적으로 음극을 제조하여 활용성을 크게 높인 획기적인 성과다”고 말했다.

해당 연구결과는 저널인용지표(JCR) 상위 5.3%의 재료과학 분야 세계적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사이언스(Advanced Science, IF 16.806)’ 1월호에 표지논문으로 게재됐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 방향을 살려서 리튬 친화성 물질인 은의 양을 최적화하는 방법 혹은 은을 대체할 수 있는 물질을 탐색하는 등 가격경쟁력을 향상시킬 수 있는 방법을 찾는다는 계획이다. 또 이를 대면적에도 적용하여 안정적으로 구동 가능한 시제품(prototype) 셀도 개발한다는 목표다.

한편 KERI는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국가과학기술연구회 산하 전기전문 정부출연연구기관이다. 이번 연구는 KERI 주요사업으로 진행됐다. 창원=김해연 기자